대통령 앞에서 담배를 핀다고? 옛날 청와대에서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일이 노무현 대통령의 청와대에서 일어나고 있다.17일 문희상 청와대 비서실장에 따르면 노 대통령과 수석·보좌관들이 청와대 본관 회의실에서 난상토론을 벌이는 금요일 저녁이면 흡연자들이 하나 둘 담배를 꺼내든다. 문 실장도 처음에는 "이 정도까지 해도 되나"라고 깜짝 놀랐지만, 어느새 이것이 자연스럽게 됐다. 이 난상토론에서는 정말 별의별 얘기가 다 나온다.
격식 파괴에서 가장 앞장서는 사람은 노 대통령. 노 대통령은 매일 열리는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큰소리로 수석들에게 농을 던진다. 최근에는 "의자에 앉으니 내 키가 작아 보이는데, 유인태 정무수석은 뭐 깔고 앉는 거지요"라며 유 수석을 놀리기도 했다. 이런 파격은 국무회의 자리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일 열린 국무회의에서는 이례적으로 '커피 브레이크'를 가졌고 이때 노 대통령은 직접 차를 타서 마시며 자신을 둘러싼 장관들과 편하게 얘기를 나눴다.
문재인(文在寅) 민정수석은 "청와대에 젊은 사람이 많아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며 "청와대에서 권위주의적인 것은 오로지 청와대 건물 하나 뿐"이라고 말했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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