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깎이도 명품이 있다.'집안 여기저기 굴러다니다 정작 쓰려고 찾으면 눈에 안 띄는 손톱깎이. 보통사람들에게는 흔한 생활용품의 하나지만 손톱깎이 하나도 '명품'으로 만들기 위해 60여 가지의 까다로운 공정에 심혈을 기울이는 사람이 있다. 다기능 칼, 라이터, 손톱깎이 전문 생산업체 코웰산업의 박경한 사장(50·사진)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1999년 손톱깎이에 접이 칼, 가위, 오프너 등을 장착해 '맥가이버 칼'처럼 만든 '다용도 손톱깎이'를 개발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제품으로 세계 40여개국에 특허 출원을 얻었고, 그동안 일본산 손톱깎이에 밀려 푸대접을 받았던 미국 · 일본 · 유럽 등에도 수출길을 열었다. 최근에는 비슷한 개념의 '다용도 라이터'를 개발해 매년 170만 달러(22억원)를 벌어들이고 있다.
품질에 대한 박 사장의 고집은 대단하다. 매출액 중 무려 15%를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어지간한 대기업보다도 훨씬 높은 비율이다. 또 품질향상에 원가절감까지 노려 전 생산라인을 자동화했을 뿐만 아니라, 자동화 장비까지 직접 제작하는 집념을 보이고 있다.
이런 경영 스타일은 "글로벌 경쟁시대에는 한 분야의 독보적 전문기업이 돼야 생존할 수 있다"는 그의 지론에서 나왔다. 특히 국내 제조업 대부분이 고품질을 내세운 선진국 제품과 중국산 저가 제품 사이에서 확실한 입지를 잡지 못한 상태에 있기 때문에 "기술우위의 제품을 생산하는 것만이 살아남는 비결이다"는 것이 그의 소신. 그래도 요즘은 제품의 완성도 못지 않게 마케팅 전략에도 신경을 쓴다는 것이 직원들의 귀띔이다.
그는 "94년부터 유명하다는 해외전시회 등에는 무조건 쫓아 다녔지만 수출계약 한 건 못하고 경비만 축 낸 적도 많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마케팅과 홍보에 대해서 많이 배웠다"며 "꿈이 큰 중기일 수록 전시회 등의 경험을 두루 쌓으라"고 충고했다.
/정철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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