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기현(24·안더레흐트·사진)이 역전 결승골로 기나긴 골 침묵을 깨뜨렸다.폭주기관차 설기현은 17일(한국시간) 벨기에 주필러리그 몽스와의 원정경기서 오른발 슛으로 결승골을 뽑아내 2―1 승리를 이끌었다. 1월26일 메헬렌전 이후 50일(9경기)만에 골 맛을 보며 부진을 씻어낸 설기현은 11골을 기록, 자신의 시즌 최다골(2000∼2001년·10골)을 넘어서며 득점 공동 11위에 올랐다. 안더레흐트는 승점 53을 마크, 리그 2위를 달렸다.
설기현은 1―1로 팽팽히 맞선 후반 24분 아루나가 페널티 에어리어 오른쪽에서 낮게 찔러준 공을 문전 왼쪽에서 수비수를 따돌리고 번개같이 달려들며 오른발로 차 넣어 승부를 뒤집었다. 설기현은 슬럼프는 물론 빅리그 이적문제 등을 둘러싼 속앓이를 날려버린 듯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뒤 활짝 웃었다.
전반 36분 자책골을 헌납한 안더레흐트의 동점골도 설기현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후반 12분 상대 수비로부터 공을 빼앗은 설기현이 콜라에게, 콜라가 다시 문전으로 길게 올려주자 예스트로비치가 GK를 제치고 오른발 힐 킥, 네트를 갈랐다.
재계약을 둘러싼 구단과의 신경전과 최근 5경기 연속 교체멤버로 나서면서 브로스 감독과의 불화설 등에 시달렸던 설기현은 이날도 후반 1분 교체투입 돼 마음이 썩 개운치는 않았다. 그러나 왼쪽 미드필더 대신 원래 위치인 스트라이커로 활약한 설기현은 활기찬 몸놀림으로 공격의 활로를 뚫는 등 제 역할을 다해냈다.
설기현은 경기 후 "시즌 전반기에 9골을 기록, 골 가뭄에도 다소 여유가 있었다"며 "빅리그 진출 등 거취 문제는 시즌 15골을 넣은 뒤 생각할 작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남일(엑셀시오르)은 네덜란드 리그 아약스와의 원정경기서 풀타임 출장, 날카로운 전진패스와 상대 예봉을 꺾는 찰거머리 수비를 펼쳤다. 엑셀시오르는 그러나 1―2로 졌다.
/이종수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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