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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조언 바닥신호는/주가 500임박… 바닥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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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조언 바닥신호는/주가 500임박… 바닥일까

입력
2003.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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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주식시장이 또다시 20포인트 넘게 폭락하면서 종합주가지수 510선에 턱걸이했다. 미국의 이라크공격이 임박하고 SK쇼크와 카드부실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이 가시지 않으면서 침체 증시가 막바지 고비를 맞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심리적 마지노선인 500∼510선까지 내려앉았지만 투자자들은 섣불리 시장에 뛰어들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10여년 동안 지수 500∼1,000사이를 오간 한국증시의 궤적을 돌아보면 분명 장기적으로 지금이 '바닥권'이라는 데는 별로 이견이 없지만 누구 한 사람 자신 있게 지수가 더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하는 전문가는 없다. 그만큼 기술적 지표와 시장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정치적·지정학적 변수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시장 자체에서 나오는 진짜 바닥 신호는 언제 나타나는 것일까. 시간을 지나놓고 보면 주가 그래프에서 바닥은 누구나 쉽게 감지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진행중인 상황에서는 포착하기가 어렵다. 주가가 바닥을 찍고 일시 반등하다가도 다시 '지하1층'으로 추락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증시 주변에서 눈치 빠른 투자자들은 현금을 준비한 채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해 바닥을 통과했다는 공감대가 나오기 만을 기다리고 있다.

동원증권 강성모 투자분석팀장이 꼽는 가장 명확한 바닥 신호는 투자자들의 '항복'(Capitulation)이다. 주가하락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해 두 손 들고 주식을 헐값에 내다 팔 때다. 손절매(추가 손실 회피를 위한 주식 매도) 등으로 하루 30∼40포인트 이상 폭락하는 투매성 신호가 나타나야 바닥 공감대가 생성된다. 강 팀장은 "주식에 대해 모두가 자포자기하고 더 이상 주식 얘기를 꺼내지 않으려 할 때가 바닥"이라며 "하지만 최근의 시장은 다양한 변수에 휘둘리는 만큼 이 같은 U자형 바닥보다는 일시적 충격에 급락했다가 치고 올라오는 V자형 바닥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이 주목하는 바닥 시그널은 기술적 지표들이다. 종합주가지수의 중장기 괘적을 나타내는 20일·60일 이동평균선과 주가가 얼마나 차이나는 가를 나타내는 '이격도'와 거래량·거래대금은 투자자들의 바닥 심리를 나타낸다. 황 팀장은 "종합주가지수가 60일 이동평균주가의 80%에도 못미칠 정도로 단기 낙폭이 크거나 거래대금이 2조5,000억원을 넘어 서서히 투자자들의 주식 손바뀜이 이뤄질 때가 바닥 신호"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신탁증권 리서치센터는 바닥 확인 신호로 여러가지 기술적 지표 외에 반도체가격 및 삼성전자 주가 추이를 들었다. 한투증권은 "지난해 11월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던 256메가 DDR 현물 가격이 3월들어 안정을 찾고 있고 2분기를 저점으로 호전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증시의 바닥신호도 그만큼 가까웠다"고 분석했다.

시장 전체에 극단적 비관론이 확산되는 것도 바닥징후로 받아들여진다. 싱가포르의 DBS은행은 최근 한국 주가지수가 2001년 9·11테러 당시 저점인 468선을 시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고 대신증권은 489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밖에 증권사의 '적자 눈덩이'공시가 나오고, 증권주가 폭락하면서 인력 감축과 점포 폐쇄 방안이 나오는 것도 증시 바닥 징후다. 국민은행과 국민연금등 기관의 주식자금 투입과 고객 예탁금 증가, 주식형 수익증권 수탁액 증가 등도 바닥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무리 바닥 신호가 나타나더라도 주가는 누구도 확신할 수 없는 만큼 철저히 투자금을 나눠 투입하는 분할매수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점이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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