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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데이트/부산경상대학 조희종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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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데이트/부산경상대학 조희종씨

입력
2003.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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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을 부렸지요. 급우들보다 2∼3학점 많은 25학점을 신청했고요. 힘이야 들지만 마음은 즐겁지요."지난해 최고령으로 수능시험을 본 뒤 부산경상대학 관광·통상영어과에 입학, 주위를 놀라게 했던 칠순의 조희종씨는 요즘 누구보다도 바쁜 대학 새내기 생활을 하고 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아침 15분정도 걸어서 학교에 등교한 뒤 손자 뻘 되는 학우들과 함께 하루 4∼6시간의 마라톤 수업을 거뜬하게 소화해 내고 있다. 조씨의 이번 학기수업을 보면 영어(회화·문법·원서강독·듣기), 중국어, 일어 등 3개 외국어가 주당 15시간, 관광법규 등 전공기초과목이 10시간으로 모두 25시간으로 어학이 많은 비중을 차지 한다. 수능에서 일어를 만점 받을 정도로 어학실무능력이 뛰어난 조씨지만 어학수업은 항상 새롭고 보람차다.

학우들에게는 할아버지, 교수들에게는 아버지 뻘인 조씨에 대해 '대학생활에 잘 적응할까'라는 우려의 시선도 있지만 실상은 정반대. 조씨는 개학하자 마자 먼저 교수님과 같은 반 학우들에게 "잘 봐주소. 배움에 대한 열의는 같으니 우리 한번 잘 해보입시더"라며 인사를 건넸다. 눈치를 보느라 서먹서먹해 하던 교수와 학생들도 그의 적극적 태도에 감명을 받았다. 벌써 모르는 것을 서로 물어보고 가르쳐주는 정다운 사이가 됐다.

조씨는 모기약을 비롯, 가정상비약을 주로 생산하는 동호제약 부산·경남출장소장이기도 하다. 30년 가까이 이 회사에서 일해 온 그는 대학을 다니면서 직장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말한다. 약품도매상이라 기존 납품업체 관리만 잘하면 되기 때문이다.

조씨의 배움에 대한 열정이 알려지면서 대학당국도 주목하고 있다. 이 대학 김재우(44·방송연예과)교수는 "만학도인데도 젊은이 못지않은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학생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며 "대학생활에 어려움이 없도록 대학차원에서 도움을 줄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조씨는 "졸업 후에 꼭 뭘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 배움에 전념하고 즐긴다는 각오로 대학생활을 충실히 해나갈 계획"이라고 다짐했다.

/부산=김창배기자 kimc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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