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웠다. 그러나 한편으론 뿌듯했다. 코리안 루키들의 화려한 데뷔쇼는 우승으로 이어지지 못했지만, 올 시즌 미국그린을 뒤흔드는 태풍의 눈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안겨줬다.루키 김초롱(19·크리스티나 김)은 17일(한국시간) 애리조나주 투산의 랜돌프파크 골프장(파 70)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개막전 웰치스프라이스 챔피언십(총상금 80만 달러) 4라운드에서 이븐파(버디 4개, 보기 4개)에 그쳐 최종 합계 17언더파 263타로 박지은(24)과 공동 4위에 올랐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14명이 나서 톱10에 3명, 톱 30에 9명이 포진하는 막강한 파워를 과시했다.
전날 공동 3위였던 웬디 둘란(호주)은 이날 5언더파를 몰아쳐 최종 합계 21언더파 259타로 벳시 킹(미국)을 1타차로 제치고 생애 2번째 우승컵에 입맞춤했다.
이날 경기에서 모든 시선은 '무서운 10대 루키' 김초롱에게 쏠렸다. 방송 중계 마이크를 달고 경기를 시작한 그는 1,2번홀 연속 버디로 기세를 올렸고, 10번홀까지 보기와 버디를 두 차례식 주고받으며 둘란을 1차타로 따라 붙었다. 그러나 11번홀(파3)에서 아깝게 버디찬스를 놓친 뒤 12·13번홀 연속 보기로 페이스를 잃어 선두 추격에서 멀어졌다.
하지만 새내기 답지않게 경기 내내 여유있고 쾌활한 표정으로 캐디 백을 멘 아버지와 연신 이야기를 나누며 골프를 즐겼고, TV카메라와 갤러리를 향해 수시로 인사하는 등 10대 소녀다운 발랄함을 보여 좋은 인상도 심어줬다.
김초롱이 주춤해 하는 사이, 전반에만 3타를 줄인 박지은이 선두추격을 자임하고 나섰다. 12번홀(파4)버디에 이어 15번홀(파4)의 그린 프린지에서 롱 버디퍼팅을 성공시켜 둘란을 1타차로 뒤쫓았다.
그러나 17번홀(파3)에서 티샷을 벙커에 빠트린 뒤 1m안팎의 퍼트를 두차례나 놓쳐 더블 보기로 주저 앉았다.
1·2라운드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았던 루키 김영(23·신세계)은 이날 1오버파 71타, 최종합계 13언더파 267타로 공동 9위에 올라 통과의례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김미현(26·KTF)은 1타를 줄여 합계 10언더파 270타로 박희정(23·CJ)과 공동 16위, 이정연(24·한국타이어)은 2타를 잃어 합계 9언더파 271타로 공동 22위에 자리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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