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노무현의 사람들]<13>조성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노무현의 사람들]<13>조성래

입력
2003.03.18 00:00
0 0

조성래(趙誠來·62) 변호사는 처음엔 전화 인터뷰를 극구 사양했다. 20년전 한 지방신문과 인터뷰를 한번 했지만 친구가 기자여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한다. 노무현 대통령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특유의 수줍어하는 모습이 전화선을 통해 그대로 전해온다.그는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하는 정치인이다. 그럼에도 인터뷰를 거듭 피하고 있는 것은, 그가 대통령과의 인연이나 후광에 기대서 한 자리를 노리는 정치지망생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자신의 정치활동이 노 대통령의 총선 전략의 하나로 비쳐질까 저어하는 듯 했다.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이 노 대통령의 '드러난 얼굴'이라면 그는 '보이지 않는 손'이다. 조각 때 법무장관 후보로 물망에 오르자 "부산에서 따로 할 일이 있다"고 잘랐다. 문 수석과는 자연스레 역할을 나눴다고 한다. 그는 "문 수석은 총선을 피했고, 나는 말하자면 선거에도 맞는 사람"이라며 "대중속에서 대통령의 철학을 전하는 역을 맡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총선에서 부산 지역을 맡아 10석 이상을 차지하는 목표를 세운 그는 지금 두 마리 토끼를 쫓고 있다. 민주당 개혁과 '우군(友軍) 만들기'다. 그는 민주당 조직강화특위 위원으로 지구당 개혁에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새로운 틀의 민주당이 부산에서 세를 확보하면 제2의 '노풍'(盧風)이 돼 전국적 돌풍의 핵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가 보다 주력하는 것은 '우군 만들기'다. '정치적 의병(義兵)'의 도움을 받겠다는 뜻이지만 참신한 인재를 발굴하겠다는 목적도 있다.

그는 지난해 개혁당 창당을 도와준 과정도 설명했다. 그래서일까, 그는 "부산의 개혁성향 정당을 모두 통합하겠다"고 했다. 노 대통령을 지지하려면 화끈하게 하라는 부산 사나이다운 생각이다.

1979년 부산에서 변호사를 개업한 그는 82년 부산 미문화원 방화 사건의 변호사로서 본격적인 사회참여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후 노 대통령, 문 수석 등과 함께 인권 변호사로 나섰고, 87년 노 대통령과 함께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부산본부 상임집행위원으로 6월 항쟁을 맞았다. 노 대통령이 대우조선 사태로 구속됐을 때는 70여명의 변호사를 동원하기도 했고, 문 수석과 함께 노 대통령의 정계 진출을 권유했다고 한다.

그는 노 대통령이 힘들 때 조언을 구하는 부산 선배들 중 한 사람이다. 그는 "전에는 '꿈도 꾸지말라'거나 '택도 없는 소리 하지말라'는 식의 말도 함부로 했는데 이제는 지도자로 떠오르니 쉽게 못하겠다"고 한다. 지난해 민주당 부산 선대위원장을 맡을 때 했던 충고도 소개했다. "동문서답을 하든 어쩌든, 머리 속에서 한번 굴려서 말하라"와 "몸가짐을 의젓하게 가지라"는 것이었다. 그는 "그렇게 말을 했는데도 듣지 않고 자기 성품대로 하던데, 그게 대통령의 장점이고 매력이더라"고 웃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사진 이성덕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