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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수만명 순교 준비" 전세계서 "피의 보복"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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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수만명 순교 준비" 전세계서 "피의 보복" 경고

입력
2003.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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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영국이 주도하는 전쟁이 사실상 카운트다운에 들어서자 이라크 수뇌부는 16일 '피의 보복'을 경고하며 전의를 불태웠다.사담 후세인 대통령은 이날 "이라크가 공격을 받을 경우 전세계의 육·해·공에서 전쟁을 감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군 지휘관 회의를 통해 "대규모 전쟁을 시작하는 적은 우리와의 전투가 전세계의 하늘과 땅, 바다로 이어질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영이 의심하는) 대량살상무기가 나이 든 여인의 스카프에 숨길 수 있는 바늘이라도 되느냐"며 "우리에게 시간과 수단을 달라. 그러면 대량살상무기를 한번 만들어 보겠다"고 결백을 주장했다.

후세인 대통령은 이에 앞서 포고령을 발동하고 이라크 영토를 4개 군사지역으로 나눠 아들과 사촌 등 측근을 사령관에 임명하는 등 결전태세를 완비했다고 관영 INA통신이 보도했다.

나지 사브리 외무장관도 이날 "이라크는 당장 한 시간 후에 전쟁이 벌어져도 맞설 수 있을 만큼 수개월동안 준비해 왔다"며 "수 만의 이라크 남녀가 미군을 겨냥한 순교를 준비하고 있으며 누구든 이라크에 들어오면 무사히 빠져나가지 못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파드 살렘 알 샤크라 교육부 장관은 이날 이라크 각료로는 처음으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평화를 호소하는 서한을 보냈다.

샤크라 장관은 서한에서 "전쟁은 민주주의와 인류 역사의 발전, 상식의 실패이며 인류애의 패배를 의미한다"며 "미국은 전쟁 논리를 버리고 모든 역량을 인류를 위해 집중하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라크는 항상 폭력을 배격해왔으며 특히 9·11 테러 이후 이 점에 있어 배가의 노력을 해왔다"면서 "갈수록 비타협적이고 정당성을 상실해 가는 부시 행정부의 전쟁 위협은 국제법의 근간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전쟁은 더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세계를 건설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전세계 대다수가 전쟁의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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