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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조 있으면 상장사 모두 인수

입력
2003.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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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의 인수가격은 7조원.'주가 폭락으로 상장 기업을 인수하는데 필요한 비용이 크게 줄어들었다.

증권거래소는 금융기관을 제외한 상장기업을 모두 인수하는데 필요한 비용이 14일 현재 88조8,046억원으로 연초 102조4,305억원에 비해 13조6,259억원(13.3%) 감소했다고 17일 밝혔다. 상장 기업 인수비용은 경영권 확보에 필요한 보통주 지분 50%에 1주를 더한 주가로 계산한다.

따라서 17일 현재 시가총액 44조원대인 삼성전자 주식을 모두 팔면 국내 상장기업의 절반을 사들일 수 있다. 특히 SK글로벌의 분식회계 사건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SK그룹의 인수 비용은 연초 대비 40%나 떨어져 7조1,133억원만 있으면 SK그룹 상장 계열사를 모두 인수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대그룹의 경우 62개 상장기업을 모두 인수하는데 필요한 비용은 50조2,362억원으로 연초대비 15.32% 줄었다. 그룹별 상장 계열사의 인수비용은 삼성(12개사) 28조1,953억원, LG(13개사) 6조4,435억원, SK(10개사) 7조1,133억원, 현대자동차(6개사) 5조1,428억원, 한진(5개사) 6,918억원, 롯데(5개사) 1조3,612억원 등으로 대부분 줄었다. 10대 그룹 가운데 인수비용이 유일하게 오른 곳은 금호(2개사)로 연초대비 7.37% 상승한 720억원을 기록했다.

기업별 인수비용은 삼성전자가 22조7,961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KT 6조4,450억원, SK텔레콤 6조2,674억원, 한국전력 5조6,969억원, 포스코 4조4,483억원 순이었다.

인수비용이 50억원 미만인 '저가 기업'은 연초 83개에서 120개로 44.6%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범양식품이 6억원대로 가장 낮았다. 이밖에 흥창, 남양도 인수비용이 10억원 미만이었다.

/최연진기자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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