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에 몰린 울산모비스의 부활은 나에게 맡겨라.16일 원주에서 열린 2002∼2003 애니콜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 1차전에서 원주TG에 분패, 탈락위기에 몰린 모비스의 포인트 가드 전형수(25·180㎝·사진)가 이를 악물었다.
모비스의 패인은 1쿼터에서 큰 점수차로 뒤지며 기선을 제압당했기 때문이다. TG가 노장 허 재를 1쿼터부터 투입하는 바람에 허를 찔린 전형수는 허 재의 수비에 번번히 막혔고, 외곽슛마저 여러 차례 빗나가 공격의 물꼬를 트는데 실패했다.
TG에 그나마 포지션별 우위를 보이는 것이 바로 포인트 가드. 그럼에도 가드의 우위를 살리지 못했던 것은 장기인 속공의 무력화로 이어졌고 주공격 루트인 데니스 에드워즈와의 2대 2플레이도 위축되는 결과를 낳았다.
1차전 패배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고 질책한 전형수는 시즌 개막 이틀전 여수코리아텐더로부터 모비스로 이적한 후 '죽기 살기로 뛰었던 기억'을 되살리며 설욕전을 벼르고 있다.
전형수는 외곽슛뿐 아니라 빠른 몸놀림을 앞세워 골밑을 순간적으로 돌파하는 기술을 겸비한 만능 가드. 포인트 가드임에도 고비마다 터트리는 3점슛과 전광석화 같은 골밑 돌파로 팀내 해결사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전형수는 1차전을 거울 삼아 아직도 전성기 못지 않은 기량을 펼치는 허 재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체력과 스피드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2차전을 기다리고 있다. 또 에드워즈는 TG와의 정규리그 6경기에서 예측 불가능한 슈팅 동작으로 한 뼘 가까이 키가 큰 김주성을 농락하며 경기당 30.7점을 잡아냈다. 그러나 에드워즈는 이날 전형수와의 2대 2 플레이보다는 골밑에서의 일대일 돌파에 의한 득점과 3점슛으로 18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수비 리바운드에 이어 곧바로 속공으로 연결하는 아이지아 빅터와 전형수의 콤비 플레이도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과연 전형수의 부활이 1차전 패배 팀이 한번도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 징크스를 깨트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차전은 18일 울산에서 열린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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