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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대학동아리 "새내기를 모셔라"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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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대학동아리 "새내기를 모셔라" 비상

입력
2003.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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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발로 찾아오길 기대했다간 문패 내려야 돼요. 강의실, 신입생환영회 등 새내기들이 모이는 곳이라면 가리지않고 뛰어 다녀야죠." 대학 동아리들이 새내기 신입회원 모집에 비상이 걸렸다. 학부제 시행으로 학내 공동체문화인 동아리 활동이 크게 위축된 데다 취업난의 영향으로 영어, 컴퓨터, 스포츠 등 실용적인 동아리에만 신입생들이 몰리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욱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동아리는 신입회원이 없어 수십년간 지켜온 문패를 내려야 할 위기에 빠져 있기도 하다.성균관대 민중판화 동아리인 '울새김터'는 올해 처음으로 동아리 홍보용 팸플릿을 제작해 신입생들에게 배포했다.

"학교 축제나 행사 때마다 걸개그림을 도맡아왔다"는 회장 이상희(심리학과 2년)씨는 "하지만 새내기들의 발길이 끊긴 지 오래돼 신입회원 확보가 가장 큰 고민"이라며 동아리 구인난을 호소했다.

이념서클 '본색 감추기' 작전

1990년대 초반까지 주류를 이루었던 이념서클, 연극반, 풍물반 등 전통적인 동아리들도 '본색 감추기', 학연·지연을 활용한 포섭작전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짜내면서 새내기 수혈에 나섰다.

20여년의 전통을 가진 성균관대 노동문제연구회 소속의 이지환(정외과 4년)씨는 "딱딱한 노동문제에서 벗어나 반전, 촛불시위 등 새내기들의 관심을 끌만한 주제로 동아리를 홍보하고 있다"며 일명 '본색감추기' 작전을 설명했다.

연세대 천문관측 동아리 에드쿠스의 조은영(경영 3년) 회장은 "너무 학술적인 냄새를 풍기면 신입생들이 꺼린다"며 "가족 같은 분위기를 강조해 유대관계부터 맺은 뒤 회원으로 '포섭'하는 작전이 여전히 주효하게 쓰인다"고 말했다.

즉석공연 등 신입회원 시선잡기

신입생을 직접 찾아나선 동아리들의 이색공연도 새내기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한몫하고 있다. 홍익대 마술동아리 매직스는 새내기 모집기간동안 학생회관 앞에서 마술공연을 펼쳐 신입회원 영입에 대성공을 거뒀다. 이 대학 동아리연합회 회원 10여명은 연일 강의실을 찾아 다니며 열띤 동아리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 이화여대 재즈밴드 투파이브는 모집기간동안 점심시간마다 즉석 야외공연을 펼쳐 새내기들로부터 대환영을 받았다.

이화여대 노래패 한소리 회장 황진아(초등교육 3년)씨는 "가입한 새내기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신입회원 관리 역시 만만치 않다"며 "그나마 공연분과 동아리들은 사정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오락동아리의 강세에 밀려 고전중인 연세대 광고동아리 애드쿠스는 특기를 살린 톡톡 튀는 홍보문구를 학교 홈페이지에 실어 얼굴 알리기에 부심하고 있다.

경희대 동아리연합회 회장 이현진(국어국문 3년)씨는 "신세대 새내기들은 학부제가 시행되면서 1학년 때부터 '학점따기' 경쟁에 뛰어들어야 하는데다 어디에 얽매이는 것을 싫어해 공동체문화인 동아리활동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며 "'대학문화의 꽃'이라는 동아리활동을 다시 꽃피우기 위해선 대학 구성원들이 먼저 변화를 주도하려는 노력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김명수기자 lec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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