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와 영국, 스페인 등 3국 유엔주제 대사는 17일 오전 유엔본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이라크에 대한 무력사용을 승인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2차 결의안을 철회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이에 따라 조지 W.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후 8시(한국시간 18일 오전 10시) 대 국민 연설을 통해 외교노력의 종료를 선언하고, "후세인이 이라크를 떠나지 않을 경우 무력사용이 불가피하다"는 내용의 대 이라크 최후 통첩을 발표할 예정이다.
★관련기사 A3·13면
제레미 그린스톡 유엔 주재 영국 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안보리의 합의가 불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렸다"며 결의안에 거부권 행사 방침을 분명히 해온 프랑스를 강하게 비난했다.
3국 외무장관의 공동 발표 직후 장 마르크 드 라 사블리에 유엔 주재 프랑스 대사는 "안보리 회원국의 다수가 무력사용에 반대하고 있다"며 거부권 행사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미국이 외교 노력 종료를 공식 선언함에 따라 미국의 이라크 공격은 이번 주 중인 21일 안에 강행될 전망이다. 미국은 최후 통첩 후 이라크 내 인간방패와 보도진 등의 대피를 위해 2, 3일의 시간을 준 뒤 공격을 감행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16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유엔 무기사찰단의 이라크 철수를 요청했으며, 이스라엘 시리아 쿠웨이트 주재 자국 공관원 중 비필수 요원과 가족 전원에 대해 출국령을 내렸다. 또 쿠웨이트 국경에서 활동 중이던 유엔 이라크―쿠웨이트 국경 감시단은 이날 모든 작업을 종료하고 떠났다.
유엔은 17일 오전 이라크 문제 해결을 위한 안보리 긴급 비공식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지만 사찰 계속을 요구하는 프랑스 등의 반대 입장이 철회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이날 군 간부회의에서 "이라크가 공격을 받을 경우 세계 어디서든지 미국에 보복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라크 국영통신(INA)이 보도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김철훈기자 ch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