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과 SK(주)가 SK글로벌 정상화를 위한 그룹 차원의 지원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SK글로벌의 대주주인 SK(주)는 17일 채권단의 그룹차원 지원 필요성 주문을 원안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방침을 밝혔다. SK(주)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SK글로벌의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유지하기 위해 협조할 생각은 있지만 SK(주)의 이익을 훼손하면서까지 지원하지는 않을 것이며 공정거래법 등 관련 법규도 철저하게 준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SK(주)의 이 같은 입장은 공정거래위원회와 참여연대 등이 SK글로벌에 대한 그룹차원의 부당지원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더욱이 동반 부실을 우려하고 있는 소액주주들의 반발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밝혔다.
SK(주)는 이에 앞서 13일에도 정상화를 위해 1조1,000억원의 자산가치가 있는 주유소 판매망을 매각하겠다는 SK글로벌의 자구계획과 관련,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주유소만 선별 매입하겠다"고 밝혀 찬물을 끼얹었다.
SK(주)는 SK글로벌의 1조5,000억원대의 분식회계가 적발돼 대내외 신인도가 추락하면서 국제신용등급이 하락하고, 원유수급에 차질이 우려되는 등 위기를 맞고 있다. SK(주) 관계자는 "SK글로벌을 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SK(주)도 결코 안전한 상황이 아니다"면서 "도울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돕겠지만 동반부실을 감수하면서까지 무턱대고 지원할 수는 없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은 17일 SK글로벌의 국내 채무액이 11일 현재(원·달러 환율 1,242.2원 기준) 6조5,861억원이라고 밝혔다. 이 중 은행권 채무는 5조4,500억원이고 투신, 보험 등 제2금융권 채무가 1조1,361억원이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김관명기자kimkwm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