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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설잣대 가요엔 왜 더 엄격한가" / 청소년不可 박지윤 "할 줄 알어?" 작사·작곡 박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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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설잣대 가요엔 왜 더 엄격한가" / 청소년不可 박지윤 "할 줄 알어?" 작사·작곡 박진영

입력
2003.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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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심의의 기준이 뭐죠?"박지윤의 '할 줄 알어?'가 '가사가 성적인 상상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로 5일 한국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청소년 이용 불가 판정'을 받은 데 대해 노래를 작사·작곡한 박진영(30·사진)은 "재심에서 또 불가 판정을 받을 경우 법적인 대응까지 무릅쓰겠다"며 '영등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1998년 엄정화의 '초대', 2000년 박지윤의 '성인식', 2001년 자신의 앨범 '게임' 등을 통해 '청소년이 듣는 가요에서 성 담론을 펼쳐도 되는가'라는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그가 이번에는 "영등위의 심의가 일관성이 없어 창작활동에 장애가 된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

그는 "'성적 상상을 유발시키면 안 된다'는 영등위의 논리대로라면 '제대로 꽂아라'는 우유 CF나 '오래오래 느끼고 싶어서'라는 세탁기 CF, '줄 때 받자'라는 신용 카드 CF 모두 심의에서 제재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왜 유독 가요에 대해서만 엄격한지 당국이 합당한 논리를 내세우지 않는 한 법적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6집 '게임'이 선정성 논란으로 한창 도마 위에 올랐던 2001년 7월 서울 이화여대에서 열린 공개토론회를 통해 "세월의 변화를 담을 수 있는 유연함과 타 장르와의 형평성을 고려한 일관성을 지니기 위해, 심의위원회에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당시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등 시민단체의 문제제기는 있었지만 영등위가 결국 내 손을 들어줬기 때문에 심의의 객관성에 대해서는 문제 삼지 않았다"며 "하지만 '초대' 나 '성인식' 등은 통과되고 그 보다 덜 노골적인 '할 줄 알어?'는 안 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도대체 뭐가 더 야하다는 것인지 납득할 만한 설명이 있어야 할 것 아니냐"며 거세게 논리를 펼쳐 나갔다.

박진영은 재심에서도 청소년이용불가 판정이 날 경우 앨범 판매는 물론 휴대폰 컬러링 서비스 등도 불가능 해지기 때문에 금전적으로도 큰 손해를 입게 될 상황. 그는 "거침 없는 성담론을 펼쳐 왔던 전력 때문에 '섹스를 상업적 목적으로 이용하는 가수'라고 사회적으로 낙인 찍혀있는 것도 이번 판정에 한 몫 한 것 같다"고 말한다.

그는 "하지만 나는 성 해방을 위한 투사도 권력에 맞서 '표현의 자유'를 수호하자는 것도 아니다"라며 "단지 내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싶고 내 창작의 한계선을 알고 싶기 때문에 이번 사태를 그냥 지나치지는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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