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금요일 밤, 창밖에 어둠이 내리면 서울 신문로에 있는 홍보대행사 프레인의 아담한 회의실은 작은 극장으로 변신한다. 5.1채널의 홈시어터 시스템과 프로젝터를 이용해 최신 DVD 영화를 상영하는 것이다. 긴장된 분위기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하던 회의실 책상 위에는 통닭과 맥주가 놓이고, 직원들의 수다 속에 한 주 동안 일하며 굳었던 근육도 풀어진다.와인과 샴페인이 있는 저녁식사, 직원 하나 하나마다 어울리는 책 선물,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월드컵 관람 등 프레인은 매월 하나의 주제를 정해 이벤트를 벌인다. 매주 금요일 밤마다 벌어지는 시사회 이벤트는 지난해 1월 열린 이벤트가 큰 호응을 얻어 상설화한 것.
프레인의 독특한 이벤트 문화는 이 회사 여준영(34) 대표의 머릿속에서 결정된다. 금요일 밤의 시사회는 바쁜 업무 때문에 직원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서로 대화를 나눌 기회가 적어 마련했다고 한다.
관람 후에는 영화를 본 소감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진다. 홍보업체이다보니 영화 자체보다도 영화 속의 마케팅 사례 등에 대해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진다. 그래서인지 이들은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보면서 톰 크루즈보다는 그 안에 등장하는 음파칫솔에 더 관심을 갖고 '스파이더맨'을 보면서는 삼성전자 간판이 어디에 등장하는지 찾느라 열심이다. 이 회사 박수미씨는 "토론을 통해 자연스럽게 프리젠테이션 스킬까지 늘어 일석이조"라고 자랑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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