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빙 데이(Moving day·순위 변동이 심한 대회 3일째)의 주인공도 한국의 루키였다. 그러나 그 주역은 김영(23·신세계)이 아니라 재미동포 김초롱(19·미국명 크리스티나 김)이었다. 이틀 연속 샷을 폭발시켰던 김영이 다소 주춤해진 사이 김초롱이 보기 없이 8언더파를 몰아치며 단독 2위로 치고 나왔다.전날 공동 10위였던 김초롱은 16일(한국시간) 애리조나주 투산의 랜돌프골프장(파 70)에서 열린 미국여자골프(LPGA)투어 웰치스프라이스 챔피언십(총상금 80만달러) 3라운드에서 8언더파 62타, 중간합계 17언더파 193타를 쳤다. 선두 로리 케인(캐나다·192타)과는 1타차. 김초롱은 마지막 라운드에서 역전 우승에 성공할 경우 1951년 베버리 핸슨의 이스턴오픈 제패 이후 52년만에 루키의 데뷔전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하게 된다.
167㎝, 66㎏의 당당한 체격을 지닌 김초롱은 이날 270야드에 달하는 드라이버 샷으로 기선을 잡아 나갔다. 이어 컴퓨터 아이언 샷을 무기로 이날로 19번째를 맞은 자신의 생일을 자축했다. 특히 유도장치가 달린 듯 아이언샷이 경기 내내 깃대를 향해 정교하게 꽂혀 갤러리의 탄성을 자아냈다. 캐디 백을 멘 아버지와 귀엣말을 나눈 뒤 차분하게 친 퍼팅은 핀 주변 2.4m이내에서는 한 번도 홀컵을 비켜가지 않았다. 1번홀에 이어 3·4번홀 연속 버디 등 전반에만 4타를 줄인 김초롱은 후반 들어서도 4언더파를 추가했다.
한국인 부모 슬하에서 미국에서 태어난 동포2세 김초롱은 11살때 골프채를 처음 잡은 뒤 아마추어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해에는 2부 프로인 퓨처스투어 18개 대회에 출전, 우승을 포함해 12차례 톱10에 드는 등 상금랭킹 2위를 차지, 올 LPGA 풀시드권을 따냈다.
전날 공동 2위로 상승했던 김영은 이날 샷이 흔들려 1타를 줄이는데 그쳐 공동 5위로 밀려났다. 14번홀까지 이글과 보기, 더블 보기를 오락 가락하며 1오버파로 내려 앉았다가 16·17번홀 연속 버디로 박지은(24)과 함께 공동 5위에 포진, 선두 추격의 여지를 남겼다. 박희정(23·CJ)과 이정연(24·한국타이어)은 중간합계 11언더파 199타로 공동 11위에 자리했다.
한편 박세리는 첫날에 공동 40위(3언더파 67타)에 이어 이튿날도 1오버파 71타에 그쳐 2001년4월 오피스디포 이후 2년만에 컷오프되는 수모를 겪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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