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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복무 단축 문제는 없나/입영연기 속출땐 수급차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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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복무 단축 문제는 없나/입영연기 속출땐 수급차질 우려

입력
2003.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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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기준 현역병 복무기간 단축은 1993년 방위병 폐지로 발생한 잉여자원을 해소하기 위해 4개월 단축한 이래 10년만의 일이다. 육군과 해병대의 복무기간은 창군 이래 가장 짧은 2년으로 한국 전쟁 직후 사병 복무기간이 36개월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50년 만에 1년이 단축된 것이다. 특히 대학생 입영자는 입대시기를 잘 조절하면 4학기만 휴학한 뒤 곧바로 복학할 수 있다.2개월 단축 혜택을 완벽하게 적용받는 대상은 10월 입대자부터. 국방부는 복무중인 사병에 대해서는 2001년 8∼9월 입영자 1주일, 10∼12월 입영자는 2주 조기 전역 혜택을 주는 것을 시작으로 복무기간 단축을 순차적으로 시행키로 했다. 이는 입영 대상자들이 입영을 10월 이후로 연기하는 사태를 막기 위한 조치다.

군 실무진에서는 반대 목소리

군 복무기간 감축은 노무현 대통령의 선거공약으로 세계적 추세인데다 인력 집중형인 군 구조를 과학화하겠다는 군의 의지에 따른 것이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국방부는 지난해 대선기간동안 현재의 안보상황 등을 고려, 당분간 현역병 복무기간 단축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왔으며 이번에도 실무진에서는 반대 의견이 제시됐다. 현역병 업무 숙련도와 전투력 저하, 입대자 수 증가에 따른 예산 증가 등이 이유였다. 군사 전문가들은 "5∼10년에 달하는 북한군 복무기간과 비교할 때 우리 군의 업무 숙련도 저하가 불가피하다"며 "국방부는 이 문제를 군 과학화와 부사관 확충 등으로 해결하겠다지만 예산의 뒷받침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자원수급 문제없나

병무청 관계자는 "군복무를 2개월 단축할 경우 현재 20만명 수준인 연간 현역입대자 수를 매년 2만명 정도 늘려야 한다"면서 "병역자원이 충분해 당장 공백이 발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낙관한다. 하지만 2개월 복무기간 단축 혜택을 보기 위해 10월 이후로 입영을 연기하는 사태가 속출할 경우 자원의 원활한 수급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또 2001년 8월 입대자부터 1주일씩 혜택을 받기 때문에 2001년 8월초 입대자가 7월말 입대자보다 먼저 제대하는 '역전현상'이 발생, 형평성에 문제가 발생한다.

6만6,900명에 달하는 대체복무인원을 현역병으로 활용하는 계획에 대한 반발도 예상된다. 2만3,000명의 전투·의무경찰 등 군 복무대체요원을 활용하는 경찰 업무의 공백도 불가피하다. 대학생의 경우 군 복무에 따른 학업공백을 피하기 위해 입대시기가 학기말 등에 집중될 가능성도 있다.

공익근무요원과 병역특례자 반발

복무 단축대상에서 제외된 공익근무요원과 병역특례자들은 "현역의 복무기간만 줄이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는 처사"라며 국방부, 청와대 홈페이지에 무더기로 항의글을 쏟아내고 있다. 지하철역에서 일하는 공익요원 김모(24)씨는 "대구지하철 참사이후 근무강도가 3배 이상 높아졌는데 현역만 복무기간을 줄인다고 하니 울화통만 치민다"고 푸념했다. '승준'이라는 ID의 네티즌은 "이번 일로 '공익요원은 놀고먹는다'는 인식이 더욱 굳어질까 걱정"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방위산업체 등에 근무하는 병역특례자들 역시 "특례병의 어려움도 감안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복무단축 혜택을 요구하고 있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이준택기자nag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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