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투 3일, 바닥 100일'이라는 투자 격언대로 주식 시장의 흥분은 짧고, 인고의 기간은 길게 마련이다.요즘 같은 불안한 장세가 계속되면 시장에서는 무력감과 우울증이 유행하기 쉽다. 이런 증세가 습관이 되다 보면 강세장이 와도 감각을 잃어버리거나 조그만 이익이라도 챙기면 지레 겁먹고 꽁무니를 빼게 된다. 어려운 장을 버틴 것에 대한 대가가 결국 이 정도라면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면 이 같은 투자 피로 증후군을 회피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먼저 '쉬는' 것이다. 보유주식들을 종목·타이밍과 관계없이 모두 팔고 떠나 며칠 쉬는 방법이다. 투자자 중에는 연말이 되면 일부러라도 보유주식을 다 팔고 새해에 다시 사는 사람도 있는데 요즘 같은 때에 특히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다음으로는 누군가에게 '맡기는' 방법이 있다. 아무리 훌륭한 의사라도 자기 몸을 자신의 손으로 수술하기는 힘들다. 제 아무리 뛰어난 트레이더 일지라도 좋은 브로커가 필요한 것과 같은 이유다.
특히 손실이 눈에 보이는데 손절매를 스스로 결심하고 자신의 손으로 직접 처리하기는 여간 어렵지 않다. 모든 펀드들이 로스 컷(손절매) 제도를 제도화시키는 것도 투자의 프로라는 사람들조차 자율적인 손절매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남에게 맡기면 그 만큼 객관적인 시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세번째로는 아예 '기계적인 투자 공식'을 따르는 것이다. 예를 들면 지수 550 아래에서는 매월 인덱스 펀드를 일정액씩 사서 저축한다든지, 일부 실적호전 우량 종목이나 저 평가 종목을 대상으로 기술적 분석을 통한 시스템 트레이딩의 방법을 적용해 본다든지 하는 식이다.
세계적 전쟁 공포와 경제 불안 심리에 찌들린 채 손실로 고통받는 요즘 같은 장세 분위기에서 어떤 투자 정보나 분석보다도 중요한 것은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일 것이다.
/제일투자증권 투신법인 리서치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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