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한국'의 침몰이라는 극단적 비관론까지 나오고 지수 500선마저 위협받던 주식시장이 지난 주말 미국 증시 폭등과 '안도 랠리(relief rally)'에 대한 기대감으로 극적인 반전을 보였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새로운 시작'이라는 발빠른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앞으로도 검증과정을 거쳐야 할 주변 변수들이 수없이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이런 점을 감안할 때, 지난 주 기록한 510선 중반의 저점은 일단 단기 바닥 정도로 국한해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앞으로 기대되는 주가 상승 역시 과매도를 해소하는 정도의 기술적 반등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향후 주식시장을 섣불리 낙관하기 어려운 이유는 국내외 시장 변수가 아직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안도에도 불구하고, 상황에 따라 리스크 요인이 재부각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 현 장세가 지니는 근본적 한계인 셈이다.
우선 이라크 전쟁 지연 또는 평화적 해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지정학적 위기 및 고유가 행진이 멎을 것이라는 기대가 고개를 드는 반면, 한편으로는 미국이 단독 군사행동을 고집하고 있어 이번주 한차례 고비가 더 남아있다.
SK글로벌 분식회계 파문 역시 정부의 신속한 금융시장 안정대책에 따라 일단 실물부문 등으로의 확산은 차단된 느낌이지만, 아직 불안심리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은 만큼 '후폭풍'이 재연될 여지를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투신권에 대한 환매 요청 과정에서 카드채 부실 문제가 새로운 쟁점이 되고 있어 금융불안의 우려도 나오고 있다.
또 북한 핵 문제에 대해 한·미 행정부가 평화적 해결이라는 원칙을 재천명했지만, 북한의 북·미 직접대화 요구와 미국의 다자협상 주장이 여전히 충돌하고 있어 불안 해소 국면이 시작됐다고 보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주가가 '충분히' 떨어져 주식이 싸다는 가격 논리가 존재하지만, 막상 시장을 견인할 만한 동력은 없는 상황이다. 반등을 보이던 D램가격이 다시 정체상태에 진입했고 외국인 순매도 기조가 이어지고 있으며, 투신권을 중심으로 환매에 대비한 매도공세가 증가하고 있다. 결국 이번 주 시장은 여전히 진통을 겪으면서 변곡점을 지날 것으로 보인다.
/류용석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시황팀장 ys.rhoo@hrcvi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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