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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의 길위의 이야기] \\'밤에도 孔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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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의 길위의 이야기] \\'밤에도 孔子인가?\\'

입력
2003.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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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 마을 빨래터에 아낙네들이 빨래를 하고 있었다. 그때 공자 부인이 빨랫감을 안고 나타났다. 한창 수다를 떨고 있던 아낙네들 가운데 하나가 공자의 부인에게 말했다."아, 그래 부인께선 요즘 무슨 재미로 사세요? 사람 사는 재미는 애 낳고 키우고, 아옹다옹 싸워가면서 정도 들고 하는 게 아니겠수. 공자님하고 한 이불을 덮고 주무시기는 해요?" 공자의 부인은 모른 체하며 계속 빨래만 했다. 곁에 있던 아낙네들도 한 마디씩 거들었다. 덕이 그렇게 높으면 뭘 하나, 학문이 그렇게 높으면 뭘 하나, 제자가 그렇게 많으면 뭘 하나, 사람 사는 재미는, 재미는 그저…. 그러거나 말거나 빨래를 마친 공자의 부인은 빨래를 챙겨 돌아서며 혼잣말처럼 한마디 했다. "밤에도 공잔가?"

공부가주(孔府家酒)라는 상표의 술이 있다. 공부는 공자 후손들이 살아온 집이다. 이 술은 다 마시고 나서 소주를 넣어도 세 번까지는 소주인지 공부가주인지 모른다는 말이 있다. 이것도 위편삼절(韋編三絶)인가? 공부가주를 마시면서 고교 때 들었던 공자 부인 이야기가 그때는 왜 그렇게 배가아프게 우스웠던지.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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