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들(?)을 찾아라.'모 스포츠신문에 'H양 비디오'가 떠돌고 있다는 기사가 난 이후, 인터넷 사이트 구석구석에는 H양이 누군지 찾으려는 네티즌들의 접속이 쇄도했다. 네티즌들은 부옇게 처리된 사진의 주인공이 탤런트 H씨라고 수근거리기도 했고, 떠도는 비디오가 위조된 것이라고 폭로하기도 했다. 실제로 포털사이트 엠파스(www.empas.com)에는 H씨의 이름이 검색어 순위에서 2위를 차지했다.
인터넷은 과거 오모씨나 백모씨 비디오 사건 때부터 항상 '주된 전파 경로'로 이용돼 왔다. 그때마다 네티즌들은 한 여성의 인생을 망가뜨리는데 공범이 됐다는 죄의식을 가지면서도 대부분 인터넷으로 우르르 몰려가 해당 연예인이 누군지 밝히려고 안달을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네티즌들의 반응이 과거와 다르다. 물론 처음에는 이니셜의 주인공을 찾으려 인터넷 곳곳에서 정보를 찾았지만, 시일이 지날수록 스포츠신문의 선정주의를 비판하며 부화뇌동하지 말 것을 호소하는 네티즌이 늘고 있다.
"이 사회가 멀쩡한 한 사람을 생매장시킬 정도로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pistol-goh), "약자를 보호하는 사명감을 가진 멋진 기자는 없는 것인가? 여러 여성의 인생을 망가뜨린 XXX기자, 정말 짜증난다"(샤아) 등이 그러한 게시물. 이틈을 이용해 포털사이트 게시판마다 광고 게시물을 올리는 성인사이트 운영자들을 꾸짖는 네티즌도 있다.
패러디 사진을 올려 H양을 찾는 사람들을 비웃는 것도 유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양(羊) 사진에 H라고 쓴 뒤 놀리는 문구를 넣은 사진이다.
'H양 사진 공개' 식으로 제목을 단 게시물을 호기심에 클릭하면 이런 사진이 등장해 네티즌의 뒤통수를 때린다. 무리지은 양 사진을 수정해, 각 양마다 A, B, C 등을 써 넣은 것도 있다. 'H양 누드사진'을 클릭하면 귀여운 아기의 누드(?) 사진이 나온다.
대체로 게시물 제목을 'H양 사진 공개' 식으로 단 뒤 호기심에 클릭한 네티즌의 뒤통수를 때린다. 'H양 비디오를 보려면 아래 버튼을 클릭하시오'라고 쓴 뒤 정작 버튼을 클릭하려고 하면 버튼이 마우스를 피해 여기 저기 돌아다니도록 만들어 놓은 사이트도 있다. 한 네티즌은 "언론이 책임감을 갖고 보도할 수 있도록 선정적인 추측 기사에 대해 좀더 강력한 제재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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