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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의 향기]<3> 라벨은 와인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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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의 향기]<3> 라벨은 와인의 얼굴

입력
2003.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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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에 예쁜 순서대로 와인의 품질도 우수하다면 좋으련만 아름다운 외관이 그 와인의 내실을 보증하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는 로마네 꽁티(Romane Conti) 와인은 라벨에 아무런 문양도 없이 포도원 이름만 적혀있다. 여느 테이블 와인보다도 더 초라해 보이는 라벨이다.물론 품질 못지않게 라벨이 아름다운 와인들도 있다. 무똥 로칠드(Mouton Rothschild·사진) 와인은 매년 유명 화가에게 라벨 디자인을 의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 동안 무똥 로칠드 라벨에 그림을 그려 준 화가들 중엔 피카소, 샤갈, 칸딘스키, 브라크, 미로, 앤디 워홀 등 불세출의 대가들이 포함돼 있다. 이 대가들이 라벨에 그림을 그려주고 받은 대가는 자신의 그림이 들어간 무똥 로칠드 와인 몇 박스였다는데, 아무도 이 제안을 거절한 화가가 없을 정도로 품질이 우수한 명품 와인이다.

미적인 관점 외에도 라벨이 중요한 것은 각 와인의 성격과 수준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객관적인 정보를 담고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러한 정보가 아름다운 외관보다 더 중요하다.

와인 라벨에서 알 수 있는 중요한 정보는 생산국가 및 지역(Origin), 포도 품종, 와인제조사(Winery), 포도의 수확 연도(Vintage), 등급 등이다. 일반적으로 유럽의 와인은 세부적인 생산 지역이 매우 중요하다. 그 지역에서 전통적으로 심어온 포도 품종이나 와인 제조방법을 알면 어떤 스타일의 와인인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이나 호주, 칠레 등 신세계의 와인 라벨엔 품종 정보가 큰 글씨로 써있는 경우가 많다. 포도의 품종별 특징을 아는 것 또한 와인의 스타일을 이해하는 데 좋은 열쇠가 된다. 어떤 와인제조사의 와인인지는 유럽이건 신세계이건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수확 연도는 기후가 불규칙한 유럽에서 더욱 중요하다. 등급은 각 나라별로 와인의 품질을 관리하는 규정에 의한다.

와인 라벨은 결국 와인이라는 상품을 대변하는 상표다. 자신감을 가지고 구입한 와인의 라벨부터 읽어나간다면 곧 와인 애호가의 대열에 들어설 수 있을 것이다.

/송지선·와인나라 '더 와인아카데미' 과장 www.winenar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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