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숲에서 만난 발자국 /톰 브라운 지음여덟 살 때부터 미국 뉴저지 숲에서 동물들의 발자국을 추적하며 생을 보낸 '발자국 추적자' 톰 브라운의 자전적 야생 탐험기이다. 백인 소년이 늙은 아파치 인디언으로부터 자연을 관찰하는 법을 배우고 체득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발자국만 보고도 동물의 종류나 크기, 어떤 먹이를 좇다가 어디쯤에서 어떤 이유로 놓쳤는지, 그때 동물의 기분은 어땠는지 등을 되살려내고 나아가 자연 현상 전체를 통찰하는 인디언 고유의 방식을 전해준다. 숲 속 생활의 흐름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제대로 관찰하려면 깊은 침묵과 주의를 유지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발자국 관찰은 어떤 자연 환경에서도 살아갈 수 있는 생존 훈련, 어둠의 공포를 극복하는 자기 관찰로 이어지며 결국에는 자연을 사랑하고 이에 순응하는 법을 배우게 한다. 김훈 옮김. 황금가지 1만3,500원.
■ 무자녀 혁명 /메들린 케인 지음
아이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흔히 연민 또는 비난의 대상이 된다. "못 낳아서"라면 "안됐다"고 하고, "안 낳아서"라고 하면 이기적이라며 "못 됐다"고들 한다. 그러나 좋든 싫든 지금 세계는 무자녀 혁명 중이다. 미국의 가임기 여성 42%가 자녀 없이 살고 있고, 우리나라도 출산율이 갈수록 떨어져 여성 1인당 1.3명까지 곤두박질했다. 이 책은 100여 명의 아이 없이 살고 있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신념에 따라 출산을 거부하는 확신형부터 출산이 불가능한 동성애자나 불임여성, 불가피한 상황 때문에 출산을 포기한 경우 등 저마다 사연이 복잡하다. 저자는 무자녀 여성에 대한 오해나 사회적 차별을 지적하면서, 출산에 관한 어떤 판단이든 존중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한중 옮김. 북키앙 9,800원.
■ 서울대 동문들의 삶과 수행 이야기 /송호봉 외 지음
197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초반 학번의 서울대 동문 6명이 자신의 존재 이유와 가치있는 삶을 찾아 겪어 온 도전과 좌절과 희망을 고백한다. 이들 중 4명은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학생운동이나 노동운동을 하다가 옥고를 치르기도 했고, 각자 자기 분야에서 열심히 살면서 성공하기도 했지만, 뭔가 허전했다. 진정으로 보람있고 가치있는 삶의 대안을 찾아나선 끝에 수행에서 길을 찾았다. 모든 생명과 더불어 살며 참된 나를 드러내는 방법이 거기 있었다. 필자들은 각자의 삶과 수행 과정을 진솔하게 털어놨다. 수행은 내면으로 파고 드는 것이 아니라 원래 타고난 본성이 안에서 열고 나와 자라도록 북돋우는 것임을, 깨달음은 완성이 아니라 희망으로 나아가는 첫 출발점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들의 경험에서 독자들은 용기를 얻을 수 있다. 홍익미디어플러스 9,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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