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쪽검사' 송종의 전 법제처장이 송광수 검찰총장 후보자에게 보낸 사신(본보 14일자 4면 보도)이 검찰 안팎에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장문의 서한을 찬찬히 뜯어보며 검사들은 "송 총장 후보자는 물론, 모든 검사들이 금과옥조(金科玉條)로 삼아야 할 글"이라고 입을 모았다.서울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검찰의 명예와 권위가 실추된 때에 새 총장 후보자의 과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짚어냈다"며 "특히 송 후보자와 후배들은 '총화를 바탕으로 검찰 독립과 중립 확보를 위해 매진해달라'는 충언을 가슴 속 깊이 새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검의 한 간부는 "대선배가 직접 나설 만큼 처신을 잘못한 우리가 우선 반성해야 한다"며 "부끄럽지 않은 후배검사가 되겠다"고 토로했다.
인사파동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검찰에게 '천군만마'같은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기대도 나왔다. 대검의 중견 간부는 "신망 높은 '송 도사'께서 후보자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습은 꺼져가는 신뢰의 불씨를 되살려내는 것"이라고 크게 반겼다.
송 후보자와 함께 근무했던 한 후배 검사는 "송 전 처장의 평가에 공감한다"면서 "후보자의 성품이 인사 청문회 등을 통해 반영돼 검찰 위상이 올라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편지의 주인공인 송 후보자는 '밤 통조림 반려 사건'을 예로 들며 "훌륭하지도 않은 후배를 지나치게 칭찬했다"고 손사래를 친 뒤 "나에 대한 기대가 아니라 검찰에 대한 신뢰와 애정의 표현으로 받아들인다"며 미소를 띠었다. 송 후보자는 또 "30년 전 서울지검 성동지청(현 동부지청) 앞에서 택시를 기다리던 검사들을 보고 '택시 타는 모습은 본받지 마라'고 한 뒤 버스에 훌쩍 오르시던 모습이 떠오른다"며 검사시보 시절 송 전 처장과의 첫 만남을 회고하기도 했다.
한편 법무부에서도 편지는 큰 화제가 돼 강금실 장관은 이날 "매우 감동적인 글로 법무·검찰인 모두가 새겨들어야 할 내용"이라며 간부들에게 일독을 권했다고 이춘성 공보관이 전했다.
/강훈기자 hoony@hk.co.kr
노원명기자 narzi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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