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라크가 일촉즉발의 대치를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양국의 대학생들이 위성TV를 통한 화상 공방전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데이비슨대 소속 학생 125명과 이라크 바그다드대 소속 학생 80여명은 12일 아랍 방송인 아부다비TV가 마련한 집단 화상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해 논전을 벌였다.
이라크측의 한 학생은 국내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우리는 미국의 침공을 기다리고 있다. 뒤통수에 총을 겨냥당하고 있는 기분이라 유쾌하지 않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또 미국의 한 학생은 "당신들에게 정권타도를 권한다. 그렇게 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토론에서는 미국 학생 3분의 2가 이라크전에 반대한다고 밝히는 등 서로를 이해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측 학생들은 "여러분 스스로가 제거돼야 할 독재자를 갖고 있다고 말할 필요는 없다", "정부는 이라크 국민들이 아니라, 사담 후세인을 공격하려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 참가 학생들 중 일부는 전쟁에 반대하는 미국 학생의 발언기회가 너무 적었다고 불평했다.
토론을 진행한 제임스 조그비(데이비슨대 방문교수)씨는 "서로를 이해하는 방식이 너무 달라 간격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런 기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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