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환매사태의 여파로 채권시장이 공황상태에 빠져들면서 카드업계의 자금경색이 심화하고 있다.정부가 투신권이 보유한 카드채를 매입하지 않기로 선언한 가운데 시장의 불안심리가 증폭되면서 카드채의 신규발행과 만기연장이 사실상 중단상태다.
정부는 14일 SK사태로 투신권에 환매수요가 늘어나고 있으나 환매조건부채권 인수 외에 투신권이 요청하는 카드채나 기업어음(CP)을 매입하는 방안은 현 상황에서는 검토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시장에선 가뜩이나 경영부실로 신용등급이 떨어진 카드채의 기피현상이 극에 달했다. 현재 신용카드사들이 발행한 카드채 물량은 무려 46조원대에 달하지만 카드사에 대한 경계의식이 확산되면서 카드채 발행이나 만기연장이 사실상 중단됐다는 게 업계의 원성이다.
한 우량카드사의 관계자는 "카드채에 대한 수요가뚝 끊기면서 아무리 가산금리를 높여준다고 해도 사겠다는 기관이 없다"며 "가뜩이나 연체율 증가로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인데 돈줄까지 막혀 눈 앞이 캄캄하다" 고 하소연했다.
카드사들은 최근 회사채 대신 카드 매출채권을 담보로 한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을 통해 부족자금을 주로 메워왔으나 SK글로벌 사태 이후 이마저도 힘들어지면서 자금사정이 극도로 악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카드사의 자금난과 경영부실을 반영하듯 이날 주식시장에선 1위 업체인 LG카드 주식이 무려 13%나 급락했고 국민카드는 하한가로, 외환카드는 12%나 추락했다.
투신사 관계자는 "현재 투신사 환매 문제의 본질은 카드채와 CP의 거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며 "정부가 카드채를 매입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선언하는 바람에 불안심리가 극에 달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SK글로벌의 분식회계 파문 불똥이 카드사로 튀어 자금조달이 중단되고 주가가 폭락하는 등 사태가 악화되고 있어 내부적으로 긴급대책을 마련 중"이라며 "카드규제를 완화하고 현금서비스 수수료를 현실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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