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인사 파동의 여파가 변호사 업계로 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열 파괴식' 인사로 검찰 조직을 떠난 검사장급 이상 거물 검사들이 대거 변호사 시장에 진출하면서 변호사 업계의 판도 변화와 함께 수임 경쟁이 더 치열해 질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14일 현재 퇴임한 검찰 고위 간부는 김각영 전 검찰총장을 포함해 모두 11명에 달한다. 변호사 업계에서는 앞으로 3∼4명이 추가로 사표를 낼 것으로 예상, 총 최소 15명 가량의 검찰 고위 간부 출신 변호사가 시장에 신규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1999년 박순용 전 검찰총장이 총장으로 임명됐을 때 사시 8회 동기 7명 등 모두 13명의 고위 간부가 집단 용퇴했던 기록을 넘어서는 규모다.
그러나 이번에 퇴임한 검찰 간부들은 예전과 달리 아직 개업을 할지, 로펌행을 택할지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각 로펌들은 업계 판도를 주도하기 위해 영입을 위한 물밑 작전에 나서는 등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H로펌 관계자는 "보통 인사철에는 옷을 벗을 간부들이 미리 지인 등을 통해 퇴임과 함께 몸담을 로펌을 지정해 놓게 마련이지만, 이번 인사 내용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어서 검찰 퇴임자들이 어느 로펌에 자리를 잡을지 전혀 드러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변호사 업계는 검찰내 인맥이 넓은 검찰 간부 출신들이 조만간 변호사로 변신할 경우 주요 형사사건 수임이 집중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특히 검찰 간부 출신 변호사들은 법관 출신과 달리 로펌보다는 개업을 선호하기 때문에 로펌들과 개별 변호사들이 모두 긴장하고 있는 상태. T로펌 관계자는 "로펌들이 고위급 검찰 간부 출신 인사 영입에 나서는 것은 자체 변호사가 부족해서라기 보다는 이들이 경쟁 로펌이나 개업을 통해 활동할 때 상대적으로 입게 될 피해를 방지하고자 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개업 변호사 들의 걱정은 더 심하다. 한 변호사는 "검찰 인맥이 적은 변호사의 경우는 대형 형사사건 수임을 거의 기대할 수 없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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