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출신 틱낫한 스님의 마음 다스리는 법 책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4월에 나와 지금까지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는 ‘화’(명진출판)에 이어 ‘힘’(명진출판), ‘틱낫한 마음의 행복’(보보스)이 이번 주선을 보였고 또 다른 신간 ‘죽음도 없이 두려움도 없이’(나무심는사람)가 다음 주에 나온다. 16일로 예정된 틱낫한 스님의 두 번째 방한에 맞춘것이다.화를 다스리는 법을 다룬 ‘화’는 70만 부 이상이 팔렸다. ‘힘’은 자기 안의 에너지를 깨우는 수행법을 알려주는 책으로, 세계 최초로 발간됐다. 2명의 프랑스인 장 피에르, 라셀 카르티에가 쓴 ‘틱낫한 마음의 행복’은 스님이 프랑스 남부에서 꾸려가는 명상 공동체 플럼빌리지의 명상 수련 체험서다. ‘죽음도 두려움도 없이’는 죽음 앞에서 무기력과 두려움을느끼는 이들에게 전하는 위안의 메시지다.
틱낫한 스님이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떠오르면서 출판사들의 판권경쟁이 치열해져 저작권료가 1년도 안돼 10배나 뛰었다. 왜 이리 인기일까. 10년 전에 스님의 책 ‘틱낫한의 평화로움’이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빛을 못 봤는데 말이다. 이제야 비로소 우리는 아찔한 속도의 시대에 어지럼증을 느끼고 자신을 돌아보며 숨을 고를 필요를 절감하게 된 것일까.
틱낫한 스님의 책이 지닌 강한 자력은 사회성과 설득력에서 비롯하는 것으로 보인다. 스님은 베트남 전쟁 당시 죽어가는 동포를 위해 전세계를돌며 전쟁에 반대하는 연설과 법회를 열었으며, 1980년대 초반 프랑스로망명한 뒤 사람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평화공동체를 실천하고있다. 그의 활동은 명상 수행이 퇴행적 자기 탐구에 그칠 수 없음을 웅변한다.
불교의 가르침을 시처럼 아름다운 문장에 담아 알기 쉽게 풀어주는 솜씨도 빼어나다. 한국 불교에도 많은 큰 스님의 보배 같은 말씀이 있지만, 어려워서 접근하기 힘든 게 많다.
크리슈나르무티, 오쇼 라즈니쉬 등 인도 명상 철학자의 인기는 시들해졌고, 우리 시대의 스승 달라이 라마의 감화력은 여전한 가운데 틱낫한 스님의온화한 설법이 새롭게 독자를 사로잡고 있다. 지치고 배고픈 영혼들은 거기서 감로수를 맛본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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