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놀드 파머 vs 잭 니클로스, 타이거 우즈 vs 어니 엘스.골프 역사상 최고의 별잔치가 벌어진다. 21∼2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리는 베이힐인비테이셔널에 골프계의 살아있는 전설인 니클로스(63·미국)와 파머(74·미국)가 동반 출전을 선언했다. 여기에 올해 골프 지존 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는 우즈(28·미국)와 엘스(34·남아공)가 올 첫 진검승부를 벌인다.
파머와 니클로스의 첫 대결은 1960년 미국프로골프(PGA) US오픈에서 였다. 파머는 아마추어로 당시 약관의 나이였던 니클로스의 거센 추격을 2타차로 따돌리고 우승트로피를 안았다.
2년 뒤 US오픈의 주인공은 니클로스로 바뀐다. 62년 PGA 데뷔 첫해 US 오픈을 따낸 니클로스는 이후 파머와 함께 9개 메이저대회 중 6개를 나눠가지면서 골프계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그러나 60년대와 70년대를 풍미하던 파머와 니클로스의 대결은 세월의 무게가 더해가면서 세간의 관심에서 잊혀져 갔다.
베이힐인비테이셔널은 두 전설적 골퍼의 마지막 대결이 될 전망이어서 시선이 쏠리고 있다. 외신들은 13일 파머가 50년 연속 PGA투어 출전 기록을 세우는 무대로 베이힐인비테이셔널을 선택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파머는 자신의 PGA 고별무대가 될 지도 모르는 이번 대회에 40년 라이벌인 니클로스를 초청했다. 이에 대해 니클로스도 4월 10일 마스터스 대회 참가 여부를 결정하기 전 컨디션 점검을 위해 초청에 기꺼이 응했다. 니클로스는 "이전처럼 파머와 나는 서로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제대로 갖지 못했다"며 "멋진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머는 자신의 15살난 손자에게 캐디백을 맡길 계획이다.
파머와 니클로스가 벌였던 지존 대결의 바통은 우즈와 엘스에게 넘겨진다. 파머에게 붙여졌던 골프황제의 명칭은 이미 우즈가 물려받은 상태다. 무릎부상 후 뒤늦게 투어에 합류해 2승을 올린 우즈와 시즌 4승을 올린 엘스의 피할 수 없는 대결에 전세계 골프팬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우즈 개인에게는 대회 4연패의 대기록을 세울 수 있는 기회다. 한 대회에서 4년 연속 우승은 월터 헤이건(24∼27년 PGA챔피언십) 이후 70여년만에 처음이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