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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삶터/영화사 최초 노조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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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삶터/영화사 최초 노조 생겼다

입력
2003.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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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도 노동이다.'영화사에도 노조가 생겼다. '와니와 준하' '질투는 나의 것'을 제작한 청년필름 정규직들이 노조를 결성했다. 작품별로 스태프가 모였다 흩어지는, 영화 제작 속성상 노조 결성은 이례적인 일로 현재로선 영화사 유일의 노조다.

청년필름 노조는 대표 및 이사를 제외하고 기획, 총무, 제작실 소속 정규직 9명으로 구성된 초미니 노조. 하지만 지난달 임금협상을 타결한데 이어 6일 단체교섭도 마무리했다.

영화제작인력의 90%가 작품별로 계약을 하는 비정규직인데다 경력이 짧은 제작스태프는 보수가 편당 300만∼500만원 정도로 연 1,000만원도 벌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영화판의 고달픈 노동 여건 개선에 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영화계는 청년필름 노조 움직임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노조가 결성된 뒤 직원들은 임금에서 가장 큰 변화를 느낀다. 3차례에 걸친 임급협상을 통해 호봉제도를 도입해 체계적으로 임금이 오르게 됐다. 근무시간이 워낙 유동적이기 때문에 초과근로수당 적용이 쉽지 않은 상황을 고려, 초과수당을 임금에 포함시켜 임금총액도 약 20% 인상시켰다. 근무시간도 1일 8시간으로 명시하고, 토요일 격주 휴무, 생리휴가, 연차 등의 휴가도 원칙을 세웠다. 문현정 노조위원장은 "영화사의 급여 수준이나 근로조건이 열악하기 때문에 첫 임단협은 현실에 맞게 합리적인 임금 및 근로 기준을 정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청년필름 노조는 비정규직 영화제작스태프의 처우 개선을 장기 목표로 세웠다. 청년필름 노조 결성이 가능했던 것도 이 같은 문제의식에 공감하는 김광수 대표의 적극적 후원이 있었기 때문. 노조측은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를 떠나 영화제작에 참가하는 스태프의 임금, 근로조건 기준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문위원장은 "생계가 걸린 이상 영화제작은 예술이면서 동시에 노동이기도 하다"며 "영화스태프의 고용안정과 처우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영화계 전반으로 확대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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