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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CEO대상 "現 경기국면" 설문조사 / "경기침체 일시적 현상"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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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CEO대상 "現 경기국면" 설문조사 / "경기침체 일시적 현상" 55%

입력
2003.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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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기관 및 기업 최고경영자(CEO) 절반 이상이 현재의 경기 침체가 일시적인 침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네 명 가운데 세 명은 현재의 상황이 1997년 외환위기 수준의 위기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일보가 13일 국내 주요 금융기관과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경제위기 상황의 원인과 대책, 전망에 관한 긴급 여론조사' 결과 드러났다.

외환위기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현재의 경기국면이 1997년 말 외환위기 수준으로까지 악화할 정도의 위기 상황이냐'라는 물음에 CEO 15명(75%)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렇다'라고 답한 CEO는 5명(25%)이었다.

또 경기침체 국면이 외부변수에 의한 일시적 침체냐, 아니면 장기 침체 국면의 시작이냐"라는 물음에 절반이 조금 넘는 11명(55%)은 '일시적인 침체'라는 의견을 보였다.

하지만 '3분의 1이 넘는 7명(35%)이 '1년 이상 이어질 장기불황의 시작'이라고 답한 것에서 CEO들이 느끼는 위기감을 엿볼 수 있었다. '장기침체는 아니더라도 단기간에 해결될 상황은 아니다'라는 기타 의견을 밝힌 CEO도 2명이었다

경제악화로 얼어붙은 투자심리에도 불구하고 투자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1,000만원의 여윳돈이 있다면 현재 주식시장에 얼마나 투자할 것이냐'고 묻자 8명(40%)이 '300만∼700만원'이라고 밝혔고 '300만원 이하'(6명), '700만원 이상'(2명) 등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답변도 4명이나 나왔다.

SK수사가 경제위기를 증폭시켰다

경제 악화의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서는 '투자 및 소비심리 악화'를 지적한 CEO가 8명(40%)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북핵 사태에 따른 국가 위험도 증가(5명), '이라크 사태에 따른 유가상승'(4명), '새 정부의 과도한 재벌개혁'(1명) 순으로 꼽았다. 하지만 'SK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가 경제위기를 증폭시켰는가'라고 묻자 절반이 훨씬 넘는17명(85%)이 '그렇다'라고 답해 최근 검찰 수사에 대한 재계의 불만스러운 시각을 그대로 드러냈다. 또 '미국 신용평가회사의 신용등급 하향 전망, 외평채 가산금리 상승 등이 지난해말 촛불시위 등에 따른 한미 관계 악화와 관련이 있다'라는 물음에 대해서도 절반이 넘는 11명(55%)이 '그렇다'라고 답했다.

제한적 경기조절에 나서야 한다

CEO들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경제난 타개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대해 '재정 조기집행 수준의 제한적 경기조절'을 꼽는 CEO가 16명(64%)으로 가장 많았다. '재정적자를 감수한 과감한 경기부양'을 제시한 CEO도 3명이나 됐고, 나머지는 '금리인하(3명), '정부 개입은 불필요하다'(2명) 등 이었다.

특히 '검찰이나 공정위의 대기업 관련 수사나 조사, 새 정부의 재벌개혁 작업이 경제가 정상화 할 때까지 연기되어야 한다'는 물음에도 17명(85%)이 '그렇다'라고 답해 개혁보다는 경제를 먼저 살리고 보자는 재계의 속내를 분명히 밝혔다.

한편 올 매출 및 순이익에 대한 전망을 묻자 절반 이상이 한자리 숫자(5∼10%) 매출 성장을 점쳤다. 마이너스 성장이나 전년 수준을 맴도는 제로 성장을 예견한 CEO도 6명(24%)이나 됐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 설문명단

설문에 참여한 금융기관과 기업 CEO

(기업은 가나다순)

동부화재 이수광 사장

두산중공업 김상갑 사장

대우건설 남상국 사장

대우증권 박종수 사장

대한생명 고영선 사장

대한항공 심이택 사장

롯데백화점 이인원 사장

메리츠증권 황건호 사장

LG전자 구자홍 회장

삼보컴퓨터 이홍순 부회장

삼성전자 이윤우 사장

삼성증권 황영기 사장

삼성카드 유석렬 사장

SK텔레콤 표문수 사장

외환은행 이강원 행장

우리은행 이덕훈 행장

(주)코오롱 조정호 사장

한화증권 안창희 사장

현대자동차 김동진 사장

현대투자증권 이창식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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