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서울 강남의 아파트를 사고 말리라." 수도권 주민이라면 누구나 품어 봄직한 소망이다. 강남 아파트 소유자는 각종 생활 편의시설과 우수한 교육여건을 향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바야흐로 '대한민국 중·상류층'에 발을 디뎠다는 상징적 자부심마저 가질 수 있다. 그래서 복권 당첨자들도 제일 먼저 하고 싶은 일로 '강남 아파트 구입'을 꼽을 정도다. 그러나 '유리지갑' 샐러리맨이 4억∼5억원을 마련해서 강남의 아파트를 구입하기란 백년하청(百年河淸)이다. 부득불 당장 입주하지 않더라도 전세를 끼고 강남의 아파트를 사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 2억원대를 갖고도 강남 아파트의 주인이 될 수 있고, 시세차익만 잘 챙기면 몇 년 후에는 당당하게 입주할 수도 있다.
다만 강남권이라고 해서 모두 투자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재료'를 가진 단지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올해 강남권에서 가장 중요한 재료는 역시 저밀도 지구 재건축단지의 사업승인이다.
이들 단지들은 사업승인과 함께 관리 처분계획을 수립, 본격적인 이주에 들어간다. 이주가 시작되면 인근 아파트와 다세대·다가구 주택의 전세가는 눈에 띄게 오르고 결국 매매가에도 영향을 줘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다. 재건축에 따른 이주는 장기간 진행되기 때문에 강남권 기존 아파트의 시세는 내년까지도 강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
닥터아파트가 선정한 강남권 재건축 단지 인근에서 전세를 끼고 2억원선에 구입할 수 있는 아파트는 다음과 같다.
청담 도곡지구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영동차관, 개나리 1·3차, 해청 1·2단지의 이주에 따른 매매가 동반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청담동 우방 25평형, 삼성동 한솔 23평형, 역삼동 대림 24평형이 강남 진입을 꿈꾸는 샐러리맨의 도전 매물로 적당하다.
청담동 우방은 25∼45평형 1개동 100가구로 작은 단지지만 1999년 10월 입주한 새 아파트라 선호도가 높다. 지하철 7호선 강남구청역을 걸어서 3분이면 닿을 수 있는 역세권. 해청 1·2단지가 도보 3분거리에 있다. 29가구의 25평형(계단식) 매매가는 3억7,000만∼4억원선, 전세가는 1억9,000만∼2억원선. 2억원을 갖고 있으면 전세를 끼고 살 수 있다.
삼성동 한솔은 23∼44평형 2개동 263가구의 중형단지. 99년 입주했으며 7호선 강남구청역과 도보 3분 거리이다. 112가구의 23평형(계단식)은 매매가 3억3,000만∼3억8,000만원, 전세가 1억7,000만∼1억9,000만원선으로 2억원 내외선에서 살 수 있다. 역시 해청 1·2단지, 영동차관과는 걸어서 2∼3분 거리이다
역삼동 대림은 24∼34평형 1개동, 129가구의 중소형 단지. 97년 입주했으며 분당선 연장구간인 영동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개나리 1·3차가 도보 5분 거리이다. 24평형(복도식)으로 매매가는 3억4,000만∼3억5,000만원, 전세가는 1억8,000만∼1억9,000만원이다.
잠실지구
4단지 이주가 끝나고 2, 3단지 이주를 남겨둔 잠실 주공과 하반기 사업승인이 예정돼 있는 신천동 시영의 인근 아파트는 이주 수요가 공급을 넘어섬에 따라 가격 상승이 전망된다.
송파구 신천동 7번지 장미는 28∼65평형 21개동 3,552가구의 대단지. 79년 입주해 낡았지만 단지내 환경이 뛰어나 수요층이 탄탄하다. 2호선 잠실역과 성내역이 걸어서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깝다. 826가구 28평형(복도식)의 매매가는 3억1,500만∼3억6,000만원, 전세가는 1억5,000만∼1억7,000만원선.
신천동 20의 4번지 진주도 1,950가구의 대단지이다. 80년 입주했으며 8호선 몽촌토성역과 2호선 성내역, 올림픽공원 등을 도보로 오갈 수 있다. 29평형(복도식) 270가구이고 매매가는 3억6,000만∼3억8,000만원, 전세가는 1억5,000만∼1억7,000만원선.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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