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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사람들]<9>원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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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사람들]<9>원혜영

입력
2003.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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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혜영(元惠榮·52) 부천시장은 남들이 '노무현의 사람'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영 어색하고 쑥스럽다. "노 대통령의 측근 열 손가락 안에 들지도 못할 뿐더러 개인적으로도 잘 보좌하거나 의논하는 관계가 아니다"라고 말한다.하지만 여권 인사들은 "원 시장만큼 노 대통령과 코드가 맞는 정치인도 드물다"고 입을 모은다. 노 대통령이 의욕적으로 추진중인 다면평가제를, 원 시장이 1998년 10월부터 이미 부천시에서 실시해오고 있는 게 대표적인 예. 또 그가 주장하고 있는 수요자 중심의 행정, 지방분권 등도 노 대통령의 행정개혁 방향과 일치한다.

이처럼 겹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노 대통령은 후보 시절인 지난 해 3월 원 시장에게 경기지사 출마를 직접 요청하며 깊은 신뢰감을 표시했다. 원 시장은 새 정부의 조각 과정에선 줄곧 유력한 행자부장관 후보로 거명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실제로 지난 대선 때 부천 유세에서 "당선되면 원 시장을 장관 시켜주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입각하지 못한 것에 대해 그는 "더 개혁적인 장관이 임명돼 다행"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시장 임기를 시작한지 9개월밖에 안됐는데 입각 얘기가 나와 부담스러웠다"고 했다. "노 대통령이 1월19일 '같이 일하자'고 제의했지만 나는 김두관씨를 추천했다"고 말했다. "지난 해 국민통합추진회의(통추) 신년하례 때 노 대통령이 장관직을 약속하길래 '장관 한 자리당 세 사람에게만 약속하시죠'라고 했더니, '처음 하는 이야기'라며 정색을 하더라"고 비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원 시장과 노 대통령의 정치적 인연은 원 시장이 91년 2월 재야민주연합 이름으로 유인태(柳寅泰) 정무수석 등과 함께 '꼬마 민주당'에 합류하면서부터. 이후 두 사람은 95년 통추 결성, 97년 국민회의 입당 등 중요한 정치적 갈림길마다 같은 선택을 했다. 특히 그는 노 대통령이 93년 설립한 '지방자치연구소'에 물심 양면으로 참여하는 등 일찍부터 노 대통령의 대권 준비를 도왔다. 14대 국회의원을 지낸 뒤 15대 총선에서 낙선해 원외에 있던 그가 98년 부천시장 선거에 출마하는데도 노 대통령의 영향이 컸다. 그는 "당시 주변에서 '왜 격이 낮은 시장 선거에 나가느냐'고 많이 반대했는데 노 대통령은 '시정을 경험하는 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하게 권유했다"고 회고했다.

원 시장은 부천시장을 연임하고 있어 5년째 중앙 정치무대와 떨어져 있다. 하지만 그의 꿈이 부천시에 머무르리라고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자신도 "경기지사나 서울시장이 워낙 비중이 큰 자리라 성취하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목표로는 생각해볼 수 있다"며 곧 한단계 도약을 시도할 것임을 감추지 않았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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