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은 최태원(崔泰源) SK(주) 회장 소유의 그룹 계열사 주식 전량을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한 자구계획안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5조8,000억원에 달하는 SK글로벌의 채무 상환이 채권단 협의회가 열리는 19일까지 전면 유예됐다. ★관련기사 A3 B1·2면SK글로벌의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의 김승유(金勝猷) 행장은 12일 기자회견을 갖고 "SK그룹으로부터 최 회장 소유의 모든 상장·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겠다는 담보제공각서와 재산처분위임장, 구상권포기각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 행장은 그러나 채권단이 담보권을 행사할 경우 최 회장의 경영권은 자동 소멸되기 때문에 별도의 경영권 포기각서는 받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수감 중인 최 회장은 이날 SK측을 통해 각서와 인감도장을 제출했으며, 13일 실물 주식을 제출하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최 회장 소유 주식은 SK(주) 660만주, SK글로벌 318만주, SKC 242만주, SK케미칼 121만주(이상 상장주식)이며 비상장주식은 SK C&C 44만주다. 담보로 제출하는 주식의 시가총액은 비상장 주식을 합쳐 3,000억원(상장주 1,2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행장은 "최 회장이 SK글로벌 대출을 위해 은행에 선 개인보증 규모는 총 2조원이지만 보유 상장 주식 평가액은 1,200억원에 불과하다"며 "경영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담보로 받은 주식을 모두 강제 처분하겠지만 정상화하면 지분 전부를 최 회장에게 돌려 줄 것"이라고 밝혔다. 김 행장은 또 "SK글로벌의 자구계획안에는 현금 1조5,000억원 출연, 전국 직영 SK주유소 3,100여개(시가 1조1,000억원)와 최 회장 개인 소유 부동산에 대한 담보 제공 등이 포함돼 있다"며 "자구계획안을 면밀히 검토한 뒤 판단하겠지만 금융기관이 채무를 유예하면 회생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채권단은 이에 따라 SK글로벌의 채무 상환을 채권단 협의회가 열리는 19일까지 전면 유예키로 결정했다. 채권단은 또 협의회에서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른 은행 공동관리단 파견이 결정될 경우 다시 3개월 동안 채무 상환을 유예할 방침이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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