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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重 분규 63일만에 타결/"노조 판정승" 春鬪 파장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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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重 분규 63일만에 타결/"노조 판정승" 春鬪 파장에 촉각

입력
2003.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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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총파업을 예고하며 파국으로 치닫던 두산중공업 노사분규가 발생 63일 만인 12일 타결됨으로써 올 춘투(春鬪)의 열기가 다소 수그러질 전망이다.그러나 새 정부의 첫 노동 현안인 두산중공업 분규가 노사 자율보다는 정부의 개입으로 해결됐다는 선례를 남긴 데다 사측이 대폭 양보하는 식으로 타결됨으로써 기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노동계 요구 대폭 수용

두산중공업 사태는 노동계와 재계의 대리전 양상으로 전개된 데다 새 정부의 노동정책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어 왔다. 그러나 타결 결과는 한마디로 '노조측의 판정승'이라 할 수 있다. 분규에 따른 해고 근로자 18명 가운데 5명의 복직, 개인에 대한 손해배상의 철회, 파업기간 무단 결근으로 인한 임금 순손실분 50% 지급, 개인 가압류 전부와 조합비 가압류 일부 해제 등 회사측이 대폭 양보하면서 이뤄졌기 때문이다.

춘투 도화선은 일단 사라져

이에 따라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로 예정된 결사대 파견과 20일 연대총파업을 취소했다. 이로써 민주노총이 이번 두산중공업 분규를 개별 사업장의 임단협과 연계하려 했던 올 춘투의 도화선은 일단 사라지게 됐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이번 사태 타결을 정부가 노동자의 편에 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신호로 받아들이면서 올 춘투기간 노·정 협상을 통해 제도적 차원의 노동 현안을 해결하겠다는 전략이다. 전국적 규모의 총파업 등 실력행사 대신 2,000억원 규모의 손배가압류를 해결하기 위한 관련법 개정, 주5일 근무제 도입, 비정규직 차별 철폐 등의 노동 제도의 개선을 요구하는 정책 투쟁으로 실리를 챙기겠다는 것이다.

노사갈등 불씨는 여전

하지만 분규 발생시 회사측이 대폭 양보하는 해결 방식에 대해 재계가 반발하고 있고 일부 강경 노조들이 이번 선례에 따라 '끝까지 버티면 얻어낸다'는 식의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노사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은 "모두 패자가 됐다. 특히 회사는 상황이 많이 안 좋아졌다"는 말로 정부와 노조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노동부 관계자도 "법과 원칙에 맡겨온 해고자 복직, 손배가압류 문제를 노조의 요구대로 해결하는 선례가 됐다"며 우려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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