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평검사와의 공개토론 후 자신의 홈페이지에 '오만과 무례, 자신만의 사명감' 등의 노골적인 표현을 써가며 검사들을 혹평했던 개혁국민정당 경기 덕양갑지구당위원장 유시민(44)씨에 대해 현직 검사가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학생운동권 출신이라고 자신을 밝힌 이 검사는 유씨가 "막강한 권력집단인 검사가 대통령에게 따뜻하게 보듬어 달라고 하면 검사들에게 쫓기고 박해받은 한총련 수배자, 구속된 양심수는 어떤 생각을 하겠느냐"고 검사들을 질타한 데 대해 "검사는 법을 수호하고 집행할 뿐인데 국보법 등 악법이 폐지되지 않는 것이 검사들의 책임이냐"며 되받아쳤다. "강금실 법무장관의 자격시비를 논하기 앞서 검사들은 그의 철저한 법률가 정신을 배워야 한다"는 유씨의 지적에 대해서도 그는 "범법자를 잡는 경찰과 법 집행을 하는 검사는 죄인이고 재량권 안에서 소신 결정을 한 강 장관만 훌륭한 법률가인가"라고 응수했다.
이 검사는 "검찰의 자기반성 부족은 인정하지만 일반인들이 검찰을 매장하면서 기뻐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큰 고통"이라고 끝맺었다. '유시민씨께 따집니다'로 시작되는 이 글은 검사가 11일 언론인인 동료에게 이 메일로 보냈으며 12일 인터넷 신문을 통해 익명으로 공개됐다.
/이준택기자 nag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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