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관(尹永寬) 외교부 장관이 12일 취임 후 첫 국회 출석에서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야당은 이날 통외통위에 첫 출석한 윤 장관의 현안 업무 보고 때부터 날카로운 추궁과 질타를 퍼부어 윤 장관의 진을 뺐다. 이어진 정책질의에선 민주당 의원들까지 가세, 북핵 문제 등에 대한 정부의 무대책을 지적하며 거세게 몰아붙였다.포문은 한나라당 김용갑(金容甲) 의원이 열었다. 윤 장관이 북핵의 평화적 해결 방침을 강조하자 김 의원은 즉각 "경제제재 등 다른 수단도 포함되느냐"고 따졌다. 윤 장관이 "그런 상황이 오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답하자 김 의원은 "인수위 간사까지 해놓고 특별히 노력한 게 없지 않느냐"고 질책했다. 윤 장관이 웃으며 "대안은 있으나 공개할 수 없다"고 응수하자 김 의원은 "국민이 불안해 하는데 웃지 말라"고 질책했다. 윤 장관이 지지 않고 "내가 찡그리면 국민이 더 불안해 한다"고 맞받자 김 의원은 "국민이 판단할 일이다. 진지하게 하라"고 호통쳤다. 같은 당 조웅규(曺雄奎) 의원은 "지난 달 미국 CBS방송이 한국내 반미 감정에 관한 특집물을 60분이나 보도했는데 정부가 가만있다 보니 이를 인정하는 꼴이 돼 미국내 반한 감정이 더 고조되지 않았느냐"고 윤 장관을 몰아세웠다. 윤 장관은 야당 의원들의 잇따른 공세에 당황했는지 한 때 순서를 뒤바꿔 업무를 보고하다 정정하기도 했다.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의원은 "미국은 달라지고 있는데 우리가 말로만 미국을 동맹국이라고 해봤자 아무 효과가 없다"면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박상천(朴相千) 의원도 "북한 핵 개발에 대한 정부의 무대책이 장기화하면서 경제가 불안해 지고 안보상황이 나빠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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