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행정수도 건설을 핵심 국정과제로 제시해 '수도 이전'은 일단 추진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그러나 지난 대선 때 찬반 양론이 팽팽했고 이전 장소와 시기, 비용 등은 앞으로도 뜨거운 논란을 부를 전망이다.MBC는 수도 이전이라는 건국 이래 최대의 사건에 대한 공론화의 첫 걸음으로 14일 밤 11시15분, 16일 밤 11시30분 1, 2부로 나누어 세계 행정수도의 성공과 실패를 취재한 특별기획 '르포―세계의 新(신)수도'를 방송한다. 5명의 기자와 PD들이 수도를 옮겼거나 수도 이전을 논의 중인, 브라질 파키스탄 독일 네덜란드 호주 말레이시아 일본 등 7개국을 찾아 현지 사정을 취재했다.
브라질은 1960년 3년 간의 공사 끝에 수도를 브라질리아(사진)로 옮겼다. 수도 이전이 대통령 선거 공약이었다는 점에서 우리와 비슷하다. 40여년이 지난 지금 허허벌판에 세워진 신수도에 대한 브라질 사람들의 평가는 어떨까. 도시계획을 일일이 지정해 버린 설계자들의 의도는 열정적 브라질 사람들의 생활 습관과 동떨어져 있다는 불평을 낳았다. 사람들이 정 붙일 구석이라고는 없고, 산업시설이 없어 물가도 가장 비싸다.
말레이시아는 93년 콸라룸푸르에서 푸투라자야로 수도를 옮기기로 하고 공사에 들어가 현재 전체 공정의 30% 정도가 진행됐다. 정부는 행정 기능만 옮기겠다는 구상이지만 엄청난 투자로 재정 위기를 겪고 있고, 신도시 아파트는 15∼30%의 프리미엄이 붙어 가격이 치솟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반면 네덜란드는 외교 중심지였던 헤이그와 대도시 암스테르담이 수도기능을 정교하게 분담하고 있는 성공 사례로 꼽힌다.
조헌모 시사제작본부 특집다큐 CP는 "아무런 선입견 없이 해외 경험을 먼저 살펴보자는 것이 기획 취지였다"며 "각국의 수도 이전이 낳은 명과 암을 살펴보면서 무엇보다 수도 이전을 위해서는 수많은 논의가 전제돼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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