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음을 많이 타는 여자대학이라는 특성과 아시아의 문화적 특성이 겹친 탓인지 수업시간에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가 부족해 어려움을 느낍니다. 하지만 젊은 학생들과 어울릴 수 있어, 사람 만나기를 좋아하는 저의 성격에 잘 맞는 것 같습니다."세계 4대 통신사인 영국의 로이터 통신에서 28년간 뛰어온 중견 언론인이 이화여대 강단에 섰다. 최근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부교수로 임용된 존 로이 바트램(Jhon Roy Bartram· 57) 교수가 주인공. 바트램 교수는 지난 4일부터 학부생들을 상대로 '뉴스보도와 기사작성', '미디어와 사회' 강의를 시작했다. 그는 앞으로 2년 동안 이 대학 강의를 맡는다.
1972년 로이터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한 바트램 교수는 프랑크푸르트, 브뤼셀, 파리 특파원을 지냈고 런던과 뉴욕 등에서 경제, 금융 분야 에디터로 활약한 경제통. 70년대에는 서독의 분데스방크, 80년 초에는 국제통화기금(IMF)등 굵직한 국제금융기관들을 담당했다. 96년부터 4년간 로이터의 아시아 편집국이 있는 싱가포르와 홍콩에서 현지 기자들에게 영문기사 작성법을 가르치는 '트레이닝 에디터' 로도 일했다.
바트램 교수가 한국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로이터에서 은퇴한 2000년.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이재경 교수와 인연이 닿은 것인데, 학생들 앞에 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바트램 교수의 수업은 강의식 수업이 아닌 토론식 수업. 교수와 학생간의 문화적 차이와 어학 수준에서 오는 어색한 수업 분위기를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극복할 생각이라고 한다. 예컨대 '미디어와 사회' 수업의 경우 '미디어' 와 '윤리' 라는 단어를 칠판에 적어두고 연상되는 단어를 통해 토론을 이끌어내는 방식이다. 끊임 없는 토론 수업을 통해 언론인으로서 중요한 덕목인 뚜렷한 자기 주장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는 교수로 변신한 이후에도 "매일 새로 벌어지는 사건과 만나는 사람들에 흥미를 느껴 기자가 됐던 초심을 늘 잊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훌륭한 기자는 정치적 외압이나 뇌물에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며 언론인의 생명은 청렴결백, 독립성, 공정함, 정확성, 객관성이라고 강조했다.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4년간 생활하면서 "아시아의 매력에 푹 빠졌다"는 바트램 교수는 "부지런히 한국어를 익혀 한국학생들과 원활히 의사소통을 하고 싶다"고 말을 맺었다.
/글 이왕구기자 fab4@hk.co.kr 사진 오대근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