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이태성씨의 애마 '깜장 레조'는 겉보기에는 그냥 평범한 GM대우 레조일 뿐이다. 화려한 치장도 하지 않았고 요란한 배기음을 내지도 않는다. 레조로는 보기 드문 검은색이라는 점이 눈길을 끌 뿐이다.그러나 이씨에게 이 레조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보물단지다. 보물단지 안에 보물이 있듯, 레조 안에는 그만의 또 다른 보물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1월 큰 맘 먹고 장착한 오디오 시스템이다.
재즈와 록을 즐겨 듣는 그는 예전부터 차에 자신만의 작은 음악 감상실을 꾸미는 것이 꿈이었다.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오디오와 스피커 등의 장치에 방음처리 비용까지 총 1,000만원이 넘는 돈을 투자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투자지만, 온 몸으로 각각 50와트의 투 웨이 스피커와 우퍼의 떨림, 음악의 감동을 느낄 때면 하나도 아까울 것이 없다고 한다. 레조의 조용하고 넉넉한 실내공간이 오디오를 설치하는 데 제격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오디오 뿐 아니라 차의 곳곳에 그의 손길이 안 닿은 곳이 없다. 측면 방향지시등을 차량색과 대비되는 흰색으로 바꿔 포인트를 주고, 실내 윈도우스위치의 LED색깔도 푸른 빛으로 바꿨다. 밤에 음악을 틀어놓고 있으면 그 푸른 빛이 '환상적인' 분위기를 더해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운전석과 동반석의 윈도우를 모두 원터치 업다운 방식으로 업그레이드시켰고, 선루프도 원터치 방식으로 바꿨다. 놀라운 것은 이 모든 작업을 이씨가 직접 했다는 것이다.
이씨는 이런 DIY 정보를 인터넷 레조동호회(www.rezzo.net)에서 얻고 있다고 귀띔한다. 원래 손재주가 있는 편은 아니었지만 동호회의 DIY게시판에 공유된 내용이 워낙 다양하고 자세하게 나와있어 하나씩 따라 배웠다고 한다.
이씨는 "차를 꾸미다 보면 불법튜닝 유혹에 빠지기 쉽지만 그런 행동은 진정한 동호인들의 환영을 받지 못한다"며 "남들의 눈길을 의식하기보다는 자신과 차의 개성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항상 차가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도록 관리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튜닝"이라고 말했다.
/정영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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