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수사관련 외압설의 정부 관계자 중 한명으로 확인된 김진표(金振杓)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1일 "이근영(李瑾榮) 금융감독위원장의 부탁을 받고 4일 오후 20여분간 김각영(金珏泳) 전 검찰총장을 함께 만났다"며 "SK그룹에 대한 수사가 국내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고 서로 연결돼 있는 30∼40개 채권금융기관이 대응책을 마련할 시간이 필요한 만큼, 수사 발표시기를 늦춰달라고 부탁했다"고 해명했다.그는 또 "현재의 어려운 경제상황과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을 최소화할 책임이 있는 재경부 장관과 금감위원장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직무라고 생각한다"며 "지난 주 국무위원 워크숍 때 대통령에게 회동 사실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경제부처 장관이 부탁한다고 해서 검찰의 수사결과가 영향을 받았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이 금감위원장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SK글로벌의 분식회계 사실이 보도된 직후인 2일 이석환 검사에게 전화해 사건 규모와 내용을 확인했으며, 4일 김 부총리와 함께 검찰총장을 만나 수사발표를 늦춰줄 것을 요청했다"며 "이는 SK수사가 미칠 금융시장의 파급 영향에 대비한 금감위원장의 당연한 직무이며 외압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검찰총장에게 SK의 분식회계가 시장 및 채권금융기관에 미칠 영향과 대외신인도 등을 고려해 금융기관이 대비할 시간적 여유를 달라고 요청했지만, 검찰은 예정대로 수사결과를 발표했다"고 덧붙였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김호섭기자 drea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