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는 최고급 스포츠카, 비즈니스는 소형·디젤차."지난 주 개막해 16일까지 계속될 '2003년 제네바 모터쇼'는 소형차 중심의 유럽 자동차문화를 한눈에 느낄 수 있는 자리다. 지난해 말 열렸던 디트로이트 모터쇼와는 무척 대조적이다.
모터쇼의 중심은 자동차회사가 기술력을 뽐내는 '드림카' 전시장이다. 페라리 360모데나, 마세라티 트로페오, 포르쉐 카레라 GT,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등 최고급 스포츠카들이 일반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BMW는 7시리즈와 3시리즈 방탄차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고 Z8 드림카도 선보였다. 벤츠도 다양한 엔진을 탑재한 CLK 클래스 카브리올레를 처음 선보였다. 아우디는 미래형 모델 '아우디 누볼라리 콰트로'를 첫 공개했다. 크라이슬러도 에어플라이트 콘셉트카를 최초로 선보였는데 길고 곧게 뻗은 독창적인 차체가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전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실용적인 소형차들이다. 시트로엥에서는 C3를 축소한 C2를 선보였고, 피아트 그룹의 란치아도 3세대 컴팩트카인 입실론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일본의 유럽공략 모델들도 전시됐는데, 도요타의 야리스, 스즈키의 이비자 등이 대표주자다. 미니밴도 대거 전시됐다. 미니밴은 SUV의 성격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많은 사람이 탈 수 있는 공간과 시트의 다양한 배열 등이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디젤 엔진의 확대를 가장 큰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스즈키는 모든 라인업의 디젤화를 선언했고 BMW·벤츠 등도 대형 엔진의 디젤화를 진행시켜 고급차의 디젤화도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미국이 차세대 동력으로 전기차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면, 유럽은 디젤차에 비중을 두고 있음이 확연히 나타났다.
국내에서는 현대·기아·GM대우등이 참가했다. 현대는 이번 모터쇼에서 292평의 대규모 전시공간을 마련하고 컨셉트카인 OLV를 비롯 12개 차종 21대를 출품했다. 기아차도 223평의 전시공간을 확보하고 신차인 오피러스 등 모두 12대를 선보였다. 기아차는 특히 오피러스의 신차발표회를 모터쇼장에서 개최해 관심을 모았다.
GM대우차는 새 회사 출범 후 첫 해외 모터쇼인 이번 행사에 171평 규모의 전시관을 마련, 라세티(유럽수출명 뉴누비라) 등 양산차 9대와 컨셉트카 1대 등 총 10대를 출품했다. 라세티는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 유럽에 첫 선을 보인 뒤 7월부터 유럽에 시판할 예정이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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