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세상에서 잊혀지고 있는 대구지하철 참사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되돌리기 위해 도보행진에 나섰습니다."대구지하철 참사 실종자 유가족 4명이 8일부터 가족 등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당국의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대구에서 서울까지 320㎞에 이르는 길을 한걸음씩 힘겹게 옮기고 있다(사진).
행진에 나선 이들은 1080호 전동차에 탑승했던 실종자 신상효(40·울산 신정동)씨의 동생 태형(35)씨와 신명희(41·여·대구 동구 율하동)씨의 동생 진석(33)씨, 이순자(48·여·대구 달서구 신당동)씨의 딸 전은영(23)씨와 이씨의 동생 은숙(31·여)씨 등 4명.
주말인 지난 8일 오전 대구 중앙로역을 빠져 나온 이들은 하루 30㎞씩의 강행군에 갈수록 발걸음이 무거워지고 있다. 이모·조카 사이인 이씨와 전씨는 서로 아픈 다리와 어깨를 주물러주며 이를 악물고 행진을 계속해 시민들의 눈시울을 적시고 있다. 이들은 11일 경북 상주시 서문동 중앙네거리에 도착, 시민들을 상대로 서명운동을 벌인 후 충북 보은으로 향하는 길에 20여명의 상주대학생들이 4㎞가량을 함께 행진하며 격려와 위로를 아끼지 않아 응어리졌던 마음이 한결 풀렸다.
이들의 최종 목적지는 서울대학교. 당초 국회의사당으로 갈 생각이었지만 미래의 인재들에게 '안전한 한국'을 당부하기 위해 서울대로 바꿨다. 이들은 청주와 용인을 거쳐 사고발생 한 달째인 18일 서울대에 도착, 대장정을 마감할 계획이다.
도보행진의 리더격인 신태형씨는 "수백명이 희생된 참사를 한 달도 안돼 잊어버리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국민이 경각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상주=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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