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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씀씀이 "꽁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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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씀씀이 "꽁꽁"

입력
2003.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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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사고, 안 입고, 안 먹고…"소비자들이 돈주머니를 꽁꽁 묶고 있다. 산업자원부가 11일 발표한 2월 대형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할인점 매출은 지난해 2월에 비해 22.8% 감소했다. 특히 할인점 물품별 매출 중 식품 (26.9%) 의류(20.1%) 생활용품(27.1%)의 감소율이 높게 나타나 소비자들이 생필품 구입마저 줄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할인점의 1인당 구매단가는 4만1,132원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13.8%가 감소했다.

백화점도 불황에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이는 남성의류가 12% 감소, 전형적인 불경기 매출형태를 보였다. 식품매출도 작년 2월에 비해 50.7%나 줄어들었다. 반면 봄 신상품이 나온 여성정장(6.8%)과 여성캐주얼(2.2%) 등 여성의류와 명품(5.6%)매출은 증가세를 유지해 소비 양극화 현상도 나타났다.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불황은 소매유통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차 판매 경력 20년의 한 자동차판매영업소장은 "체감경기를 예측하기 가장 쉬운 것이 1톤 트럭 판매량인데, 올들어 1톤 트럭매출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1톤 트럭이 경기의 바로미터가 되는 것은 소매업체 물류를 담당하는 대표차종이기 때문. 새해 들어 소비자 경기가 급속히 냉각되면서 유통업체들은 1톤 트럭 구매를 취소하거나 잇따라 미루고 있다. 1월 1톤 트럭 내수판매량은 9,846대로 지난해 동월 1만4,120대에 비해 30%나 감소했으며, 전월에 비해서는 17% 줄었다. 이 같은 하락세는 지난달에도 이어져 잠정집계 결과 전월보다 20% 이상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 격감에 따라 완성차 회사 1톤 트럭 재고량은 이 달 들어 1만대를 훨씬 넘어 야적공간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업체 관계자는 "1톤 트럭 재고량이 1만대를 넘어선 것은 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중고차 시세 역시 1월에 비해 100만원 이상 떨어진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이 같은 소비 침체에 대해 산자부 관계자는 "이라크전 발발 예상에 따른 유가 상승 등 대외적인 변수가 너무 커 대책을 세우기가 쉽지 않다"며 "전쟁이 끝나고 세계 경기가 안정을 찾을 때까지 당분간 경기 침체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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