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5집 '歌人(가인)'을 발표하며 컴백하는 가수 조성모(26). 그 동안 목소리가 변했다. 그의 말대로 '야들야들하고 예쁘기만 하던' 미성이 사라진 자리에 들어선 자유롭게 내지르는 소리. 아직 조금 거칠긴 하지만 솔직하다는 느낌을 준다. "보컬 트레이닝을 받으며 목소리로 실험을 많이 했어요. 군더더기 없는 나만의 목소리를 찾고 싶었지요."그리고 밝아졌다. 무명의 그를 스타로 키웠던 GM기획을 떠난 후 현 소속사인 혜성미디어와의 갈등으로 소송에 휘말릴 뻔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 때문에 앨범 발매도 늦어졌다. "긴 시간 마음이 많이 상했다"며 잠시 표정을 굳혔지만 이내 밝은 모습으로 돌아온다. "덕분에 오래 쉬었더니 성격도 목소리도 밝아졌죠?"
미소년에서 어른으로
그는 "이제는 책임질 수 있는 내 노래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어느새 성큼 자란 느낌이다. 사실 그는 만들어진 가수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초호화 캐스팅의 뮤직비디오를 통해 '미소년'으로 포장된 그는 데뷔 앨범이 135만장이나 나가고, 3집 '아시나요'가 발매 4일 만에 100만장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우며 밀리언셀러 가수로 우뚝 섰다. 그러나 "그 때 나는 내가 아니었어요. 상을 받아도 내가 받는 상인 것 같지 않았고요"라는 고백처럼 속 내용은 달랐다.
"노래하고, 차에 실려 이동해서 또 노래하고…. 정말 노래만 하면 됐어요. 뮤직비디오도, 앨범 재킷 디자인도, 곡 선정도 회사에서 다 알아서 해 줬죠. '가식적'이라는 비난도 받았고 '표절 가수'란 말도 들었어요. 고민이 많았어요. 하지만 제대로 관여한 일이 없으니 책임질 수도 없었죠." 그렇게 4집 앨범까지 낸 후 그는 너무 지쳤다. "김광수 사장을 찾아가서 '저 좀 살려 주세요'라고 했어요. 그런 식으로 하다가는 가수를 그만해야 할 것 같더라구요."
"이번은 진짜 내 앨범"
이번 앨범에는 조성모의 손때가 고스란히 묻어 있다. "힘들었지만 후회는 없어요. 반응이 안 좋다면 내가 덜 노력한 탓이죠. 하지만 잘 되면 정말 기쁠 것 같아요."
타이틀곡은 '피아노'. 피아노 연주가 곡을 이끄는 가운데 조용히 떠받쳐 주는 현악이 아름답다. 그 동안 갈고 닦은 피아노 솜씨도 팬들에게 보여 줄 예정이다. '내 것이라면'은 앨범 발매가 늦어져 인터넷에 먼저 공개되는 바람에 타이틀 자리를 뺏기긴 했지만 가장 먼저 귀에 익숙해질 조성모식 발라드이다. 하우스풍의 '사랑할 때 버려야 할 몇 가지'와 라틴풍의 '파트너' 등 댄스곡도 빠뜨리지 않았다.
그가 특별히 애착을 보이는 노래는 X재팬의 요시키가 만든 곡에 가사를 붙인 '그대뿐이어서'. "일기장처럼 내 속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노래"라고 소개했다. "그 동안 힘든 일을 겪으면서 너무 노래가 하고 싶었어요. 오랫동안 노래를 안 하면 사람들이 나를 잊지는 않을까, 다시 노래해도 아무도 들어주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많았구요." 그런 외로움과 걱정이 노래에 그대로 담겼다. '여기예요 지금 여기 있어요 보이나요 그대에게 노래하는 나/ 많이 걱정돼요 기다림도 지칠까 봐/ 못난 날 기다리다 미워진 것은 아닌지/ 그대밖에 없어 내겐 그대 뿐이어서 긴 기다림마저 행복한 나'
/최지향기자 misty@hk.co.kr
사진 류효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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