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처하고 홀로 사는 60대 후반 남자입니다. 최근 마음에 드는 3년 아래 여성을 만나 서로가 우선 동거생활을 해보자고 합의하는 데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저는 성생활을 해 본지 여러 해가 되어 막상 닥치니 자신이 없어 시험삼아 몰래 비아그라를 복용해 보았는데 소식이 없더군요. 미국에서 친구가 사 온 진짜 약이었는데, 실망과 함께 은근히 겁도 납니다. 상대방도 엊그제 반 농담으로 저 비슷하게 자기도 걱정이 된다는 말을 해 왔습니다. 노년기 성생활은 젊은이와 어떻게 다른가요? (수원 권씨)
답>초로기에 서로 마음에 드는 상대를 만나셨다니 두 분 모두에게 축하드립니다. 아직도 상영하는 곳이 있다면 국산 노인 성(性)영화 '죽어도 좋아'를 두 분이 함께 가서 보시지요. 마음준비가 족히 되실 것입니다.
두 분 모두 성생활이 가능하십니다. 남성쪽을 보면 젊을 때와 다르게 성적욕망이 그 강도와 빈도에서 떨어지기는 해도 새 배우자를 만나면 초기 얼마동안은 좀 왕성해지지요.
흥분되기까지 시간이 좀 걸리는데, 이제는 젊을 때처럼 상상만 해서는 제까닥 흥분이 되지 않습니다. 시청각으로, 그리고 촉각으로도 자극을 받아야 흥분이 됩니다. 발기가 되어도 과거보다 덜 팽팽하며, 유지하는 시간이 짧아집니다. 오르가슴은 강도가 다소 약하고 짧습니다. 80세에도 이런 성생활이 가능함이 실험으로 입증된 지도 어언 30년이 되지요.
비아그라를 복용하는 경우에 많은 남성들은 그저 한 두 시간만 기다리면 절로 흥분이 되고 발기가 되는 줄로 오해를 합니다. "가짜약을 먹었던 것이었나 봐!"라고 탄식이 여기저기서 들리지요. 그러나 비아그라는 복용 후 한 두 시간이 지나서 촉각으로 몸이, 특히 생식기 부분이 자극을 받아야 효과를 봅니다. 그리고 발기가 되어도 청춘발기는 아니고 그 반 좀 넘는 정도에 머뭅니다. 어떤 분은 성생활 후에도 발기가 지속되면 이 무슨 망신이냐 해서 겁을 내는데, 사정 후에는 쑥 원상복귀를 하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상대방도 비아그라 힘을 빌려 치르는 성생활에 그리 거부감을 보이지 않습니다.
여성쪽은 대개 상대남성의 성능력에 따라 반응합니다. 자주 성생활을 원하는 상대에게는 그때마다 정상적인 신체반응을 하면서 따라 옵니다. 단, 흥분할 때에 질을 적셔주는 윤활액의 양이 줄고, 오르가슴 때 질벽의 수축리듬에 따라 자궁도 심하게 수축하여 아플 때가 왕왕 있어요. 그렇더라도 전체적으로는 즐거움이 큽니다.
/서울대 의대 신경정신과 명예교수 dycho@dych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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