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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與사무총장의 부적절한 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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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與사무총장의 부적절한 처신

입력
2003.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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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검찰간 협의통로가 없어 집권당 사무총장으로서 걱정돼 연락한 겁니다. 난 떳떳해요."10일 오전 여의도 민주당사. 이상수 총장은 고려대 동문인 김각영 당시 검찰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SK수사 상황을 물었던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억울하다는 표정이었다. 그는 "검찰의 재벌 수사가 경제 전반에 미칠 파장과 충격을 걱정해 전화했을뿐 압력을 행사할 생각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집권당 총장의 전화가 수사에 영향을 미치리라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느냐"는 추궁에 그는 "경제가 걱정돼 그랬을 뿐"이라는 변명만 되풀이했다.

이 총장의 얘기처럼 집권당 핵심간부가 경기 불황을 걱정하는 것을 욕할 수는 없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뭐든 하겠다는 자세는 평가해 줄 만하다.

그러나 이 총장이 택한 수단은 분명히 잘못됐다. 이 총장의 말대로 정부와 검찰간에 협의 통로가 없다고 해도 그 빈 자리를 집권당 총장이 메워야 할 아무 근거나 명분이 없다. 경제가 어려우면 정책적으로 뒷받침하면 된다. 범법 혐의가 있어서 단죄에 나서는 검찰에 집권당 실세가 전화를 걸어 수사속도 조절을 요구한 것은 부당한 압력 행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더구나 이 총장은 대선 때 SK가 다른 재벌보다 많은 후원금을 냈음을 인정했다. 그는 최근 자신이 후원금 모금의 주역임을 공개했었다. 전화가 SK에 대한 '보은'의 차원서 이뤄졌다는 의혹을 자초한 셈이다. 이 총장은 자타가 인정하는 여권 신주류의 핵심이다. 검찰개혁의 첫 단추가 정치권으로부터의 외풍 차단임을 모를 리 없다. 이 총장은 집권당 총장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을 한 점을 인정하고 거취를 고민해야 할 때다. 박정철 정치부기자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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