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하철 참사 소식을 듣고, 사랑이 결핍된 사회에 온정을 쏟아야겠다는 바람이 보다 간절해졌습니다."프랑스 파리 도미니크수도원의 사제이자 화가로도 유명한 김인중(62) 신부가 방한,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사간동 예맥화랑에서 장애인공동체를 돕기 위한 전시회를 열고 있다.
서울대 미대를 졸업하고 1976년부터 파리에서 수도생활을 해온 그는 유럽과 미주 등지에서 '예술가와 성직자라는 두개의 가지로 사랑의 열매를 선사하는 나무'라는 찬사를 듣고 있다.
"물질적인 도움이 아니라 마음의 배려를 보여주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장애인 멸시에 대한 상처를 씻어주고 싶습니다."
그가 이번 전시회에 내놓은 작품은 회화와 스테인드글라스 소품 40점. 가톨릭 전례인 사순절을 기린다는 의미이다. 그간 3년마다 한국에서 전시회를 열어 수익금 전액을 소외된 이웃에 전달해온 그는 이번에는 경기 고양시의 정신지체장애인 생활시설인 '해냄공동체(원장 김태회)'를 도울 예정이다.
그가 해냄공동체를 돕기로 한 것은 지난해 11월 주위의 소개로 이곳을 방문한 것이 계기가 됐다. "장애인들이 외부의 후원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쓰레기 재활용품을 수거해 자립 생활을 해나가는 모습에 크게 감동 받았습니다." 그는 전시회 수익금으로 쓰레기 수거에 용이한 '집게차'를 구입해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신부의 예술 세계는 종교에 대한 신앙심 만큼이나 깊고 신비하다. 지난 1월 프랑스 일간지 라 크롸는 그의 종교와 예술세계를 소개하는 특집기사를 2개면에 걸쳐 게재하며 '빛의 화가'라고 격찬했고, 최근 프랑스 2TV는 그의 예술 세계를 조명한 특별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5월에는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김인중 신부 특별전'도 열린다.
김 신부는 "보잘 것 없는 수도자이지만, 따스한 이웃 사랑의 불씨를 지피고 싶다"고 말했다.
/배현정기자 hj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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