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를 정복한 쿠빌라이 칸. 이민족으로서 중국을 통일, 스스로 황제가 되었고 그것도 성에 차지 않아 끊임없이 세력을 넓혀나갔다. 남으로는 베트남, 서로는 헝가리, 동으로는 한반도까지 삼켰으니 그의 삶이 곧 전쟁의 연속이었다. 그는 73세라는 고령에도 변방에서 일어난 반란을 제압하였다. 그 지치지 않는 정복욕과 힘의 근원은 어디일까?전장의 카리스마 쿠빌라이 칸은 건강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다. 영양사 겸 요리사인 음선대의(飮膳大義)를 4명씩이나 두고 몸에 좋다는 음식만을 골라먹었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빼놓지 않고 챙겼던 것이 경옥고(瓊玉膏)이다.
경옥고는 만드는 과정부터 남다른 정성이 들어간다. 지황, 백복령, 인삼, 꿀을 단지에 넣고 밀봉한 뒤 꼬박 나흘을 중탕해 고약형태로 만든다. 하루 1∼2숟가락씩 온수에 타서 하루 2∼3회 복용하는데 한약재 특유의 향과 단맛, 약간의 쓴맛이 난다.
경옥고는 노화예방 및 장수의 명약으로 잘 알려져 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경옥고를 27년동안 복용하면 360세까지 살 수 있고, 64년동안 복용하면 500세까지 살수 있다'고 적혀있다.
경옥고는 병이 있을 때 먹는 치료 약이라기보다 부족한 기운을 북돋아 몸의 자생력을 강화시켜주는 보약이라고 볼 수 있다. 질환을 앓았거나 수술한 후 허약해진 성인, 만성피로에 시달리는 중년 남성, 손발이 화끈거리거나 얼굴에 열이 오르는 갱년기 장애, 시력감퇴, 피부 노화 및 퇴행성 질환 등의 노화가 나타나는 경우에 처방된다.
두루 몸에 좋은 재료들이 사용되므로 가정에서는 자신의 건강 상태에 따라 각기 다른 약재들을 사용할 수 있다. 만성피로에 시달리면서 기운이 없을 때는 인삼이나 백복령을 차로 끓여 마신다. 두 가지 모두 기와 혈을 보충해 원기회복에 좋다. 피부노화와 갱년기 장애가 있을 때는 생지황을 활용한다.
/신준식·자생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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