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검찰은 토론회와 검찰총장의 전격 사퇴 후유증으로 온종일 무거운 분위기가 청사를 감쌌다. 이에비해 네티즌들은 대검찰청 홈페이지 등에 평검사들의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지나친 언사를 비난하는 글을 잇달아 올렸다.간부들은 유구무언, 평검사들은 평가에 분주 김각영 총장의 전격 사퇴에 따라 이날 오전 9시에 예정된 검찰총장 주관의 주례 간부회의가 취소된 대검청사 7∼8층의 간부 사무실은 적막감만 흘렀다. 대부분의 간부들은 집무실에 칩거한 채 오후 김 총장 퇴임식에 참석하기까지 두문불출했다. 대검 관계자는 "검찰 수뇌부에 대한 정권의 불신을 확인한 이상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며 "오히려 빨리 인사가 발표돼 옷을 벗건 아니건 결정 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평검사들은 구체적인 의사표명은 자제했지만 토론회에 대한 평가회의를 갖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서울지검의 한 검사는 "법무부 인사에 비개혁 인사들이 포진할 경우 '비토'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고, 향후 평검사 회의를 어떻게 운영할지에 대한 검토도 있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네티즌들 검찰 항의 빗발 "대통령은 개인 노무현이 아니라 국가의 상징이거늘 국가의 존엄을 그렇게 짓밟아도 됩니까."(네티즌 김연수씨)
직장인과 네티즌 사이에서는 전날 토론회에서 평검사들이 보여준 언동에 분개하는 평가들이 쏟아졌다.
이날 대검찰청과 청와대 홈페이지는 '검사들의 언동에 실망했다', '검찰의 조직 이기주의적 행태에 슬픔마저 느낀다'는 등의 성토성 글로 도배가 됐다. 대검찰청 '국민의 소리' 게시판에는 "국가원수를 모독한 검사들을 처벌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주장까지 나왔다. "검사님들은 대통령과 법무장관을 상대로 도전적이고 오만한 권력적 속성을 드러냈다. 검사님들의 위협적인 언사는 검사의 권력은 반드시 통제돼야 한다는 결론을 이끌어 내기에 충분했다"(ID 한심이)는 등 네티즌들은 검사들의 주장보다 검사들의 언동에 한결같이 질책의 화살을 쏘았다.
또 이날 인터넷에서 시작해 순식간에 일반 직장에까지 '검사(檢事)스럽다'는 신조어가 단연 화제였다. '부모에게 대드는 자식을 빗댄 말'이라는 풀이를 단 이 신조어에는 '고생했다고 푸념하면서 정작 뒷구멍으로는 룸살롱을 찾는 사람', '학번과 학벌을 들이대며 배우지 못한 사람들을 깎아내리기 좋아하는 사람' 등 전날 평검사들이 보여준 언행을 빗댄 낱말풀이가 잇따랐다. 참여연대 김민영 시민감시국장은 "검찰 중립성 훼손의 원인에 대해 외압이라고 남의 탓만하는 검사들의 모습에 실망한 시민들의 분노"라고 설명했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이진희기자 riv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